하늘에서 오신 분의 선물 <마르코 1, 14-20> 1월 11일

“아버지는 나귀 타고 장에 가시고” 노랫말처럼 장에 가신 아버지를 기다리는 마음처럼 주님이 가져오신 것은 하느님 나라라고 하십니다. “때가 차서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 하십니다. 밤이 지나 동쪽에서 동이 트니 일어나 하루를 맞이하는 것은 살아있는 모든 생명의 기쁨입니다.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의 도래를 알려주시고 그 나라에 살도록 하십니다. 주의 기도문에는 매일같이 “아버지의 나라가 임하시며” 기도합니다. 세례자 요한이 광야에서 부르짖던 소리를 주님도 부르짖으며 사람들을 하느님 나라로 부르십니다.

저는 1945년 8월 15일 해방의 종소리를 듣고 태극기 흔들고, “대한 독립 만세” 부르짖고 일어나서 춤추고, 얼싸안고 기쁨을 나누는 순간 북쪽은 소련군, 남쪽은 미군이 통치했습니다. 소련군은 “다와이 호로쑈” “내놓아야 좋지!” 하는 가운데 일본 사람이 시설한 공장 뜯어가고, 시계를 빼앗아 발목에 10개 이상 차고, 독립군 장군인 김일성이 원산에 오니 어른들 “저것은 김일성이 아니다.”라고 하고, 무엇에 속고 빼앗기는 분위기였습니다. 3년 후 1948년 그해 남쪽 나라를 찾아 38선을 철원에서부터 연천을 거쳐 동두천까지 100리를 밤새 걸어서 해 뜰 녘에 동두천 바라보는 산 위에서 “대한민국 만세” 부르며 미군 초소에 와서 묵주를 내보이며 북쪽에서 온 천주교 신자라 하고 통과했습니다. 인천에 도착하여 대한민국의 나라를 찾아오니 여기는 아이들이 “기브 미 초콜릿” 하며 빼앗는 나라가 아니라, 주는 나라였습니다.

북쪽에 집, 재산 버리고 오다가 짐꾼에게 재산 보따리를 다 빼앗기고 가난하였지만 겨우 사는데, 6.25 전쟁이 나서 낙동강까지, 지금 사는 왜관까지 인민군이 쳐들어와서 대한민국이 사라질 뻔했는데 미국과 유엔군의 도움으로 다시 대한민국을 되찾았습니다. 이제 국제 사회에서 뛰어난 나라로 인정받고 살려는데, 다시 북쪽의 핵 위협 속에 ‘대한민국 운명은 어찌 될까?’ 걱정하며 기도합니다.

주님이 작은 소리로 부르짖던 하느님의 나라는 분명히 현존하지만, 여기에 속한 사람들이 깨어있지 못하는 한 나라의 주권이 흔들립니다. 말하는 사람만 있고 일하지 않으면, 기도하는 사람만 있고 일하지 않으면 나라가 나라답지 못하게 됩니다. “회개”라는 말은 어제까지 매여 있던 세상의 권력, 재력, 명예의 욕망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복음을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세상에 얽매여있는 한 새로운 나라를 찾아 들어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교회는 2000년을 지나며 많은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권력에 현혹되고, 돈에 끌려가고, 부정으로 명예를 얻고, 진실과 사랑이 없는 삶을 살면 하느님 나라에 산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어제저녁 잠들기 전에 몸이 안 좋아 ‘내일 아침 일어나겠나?’하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4시에 일어나야 하는데 늦게 일어나서 ‘기도 빠질까?’ 하다가 하느님의 부르심에 응답하려고 급하게 준비하고 성당에 들어가서 주님의 웃음을 보고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서 기도 중 찬미와 감사 기도를 드렸습니다. 잠에서 벗어나 어둠에 서서 빛을 받은 사람처럼 하느님 나라에 살기 시작했습니다. 자유와 평화, 기쁨이 넘치는 나라, 이 나라에 살도록 하시려고 오신 분, 주님의 부르시는 소리 따라 주님의 길을 가고 주님의 일을 하기 위해 기쁘게 주님과 함께 살렵니다.

저는 자유 대한민국에 살고 있음을 행복하게 생각하고 변함없이 이 나라에 살다가 준비된 영원한 나라에 살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