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너를 위해 존재한다. <루카 5, 12-16> 1월 8일

존재하는 모든 것은 존재 자체보다 존재의 의미에서 찾아야 합니다. 태양이 태양을 위해 존재하지 않는 것은 태양 외에 다른 존재를 비추기 위한 것입니다. 하찮은 들의 식물도 나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너를 위해 존재합니다. 사람의 위치도 자기를 위한 것이 아니라 너를 위한 것입니다. 의사는 병자를 위해 있지 의사 자신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제는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고 사람을 위해 존재합니다. 왕이 왕만을 위해 존재한다면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부부는 서로를 위하여 존재해야지 나를 위해 존재한다면 평화가 없습니다. 친구는 서로 상대의 필요가 되어야지 자신의 이익을 위한 친구가 아닙니다. 오늘 나환자가 주님에게 “주님 계셔서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하는 말에 “내가 하고자 하니 깨끗하게 되어라” 하시며 나환자를 깨끗하게 하셨습니다.

주님이 세상에 오신 의미는 우리를 위한 것입니다.

“하고자 하시면”에 응답은 “하고자 하니” 였습니다. 존재 의미라는 뜻입니다. “이것 해주세요. 이것이 필요합니다.” 하면 바로 내가 행함으로써 존재 의미를 가지는 것입니다.

상담할 때 “신부님 시간을 빼앗아서 미안합니다.” 하면 “제가 여기 있는 것은 바로 당신을 위한 일인데 당연한 일을 놓고 미안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합니다. 보통 사람들은 자기의 자리는 자기를 위한 자리로 알고 자기 뜻대로 말하고 행동합니다. 대통령 자리는 자신을 위한 자리가 아니라 국민을 위한 자리입니다. 주님은 “새로운 계명을 주노니 너희는 서로 사랑하여라.” 하시며 서로를 위해 존재한다고 하십니다.

아침에 제대 위에서 빛을 내며 타들어 가는 초를 보면서 자신을 태워 없애면서 제대 위에서 저렇게 타고 있는 것은 미사에 참례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빛을 비추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가 ‘하느님은 나를 위하여 어떻게 존재하시는가?’ 십자가에서 돌아가시기 전까지는 나를 사랑하셨으니 우리도 주님을 위해 온전히 목숨을 내어놓으면서 사랑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내가 너를 위해 존재한다면 우리의 일은 너무나 분명합니다. 내가 살아 있는 의미는 너에게 힘이 되려고 살아있습니다.

사람뿐 아니라 가지고 있는 모든 물건은 내 것은 아무것도 없고 모두가 너의 것입니다. 내 것으로 생각하고 말하며 행동하면 이것을 제자리에 놓기 위해 사회 개혁이 필요합니다. 삼성은 삼성을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자기 계발, 자기 성장, 희망을 주기 위한 것이어서 나누며 내주며 살아야 합니다. 모든 사회적 기업은 기업주를 위한 것이 아니라, 세상의 많은 사람을 위한 것입니다. 언제나 두 손을 펴고 나누어 주는 기업일 때 안정과 평화가 있습니다. 기업주가 자기 집 크게 짓고 안락하게 살려고 사업을 하면서 돈을 치부하며 수십조 원을 모았다면 존재 의미를 상실한 것입니다.

얼마 전 휴가를 얻어 2박 3일 지내려 하다가 다른 준비는 다 했는데, 책상 위에 핸드폰을 놓고 잊어버리고 목적지에 가서야 알았습니다. 글을 보내고 작성하려면 필요한 핸드폰이 없어서 할 수 없어도 눈감고 지내려다 다시 돌아서서 수도원으로 돌아왔습니다. 늦게 보내니 “어디 아프세요?”하는 문자가 많이 왔습니다.

나에게는 핸드폰은 없어도 그만이지만 핸드폰은 자기 몫을 다하려면 내가 있어야 합니다. 이렇게 하여 내가 너를 위해 존재함을 완성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지금 이 나이에 할 수 있는 봉사는 묵상 나누기입니다. 이렇게 저는 너를 위한 삶을 살면서 존재 의미를 찾고 살아갑니다.

우리 모두 자기 자신을 위해서 사는 것이 아니라 너를 위해 산다는 것을 깨우치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