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알려진 사람이 되신 주님 <마태 2, 1-12> 1월 3일

세상에 사람으로 오신 하느님은 어떤 자격으로 오셨으며, 어떻게 부르면 가장 적합한가? 성경을 통해 오신 분이 말씀이 사람이 되시고, 우리와 함께 오시는 분이고, 성부 성자 성령으로 하나이신 하느님의 성자로 계시며, 우리의 참 구세주 메시아로 알고 있습니다. 온 세상이 주님의 오심을 찬미하고 찬송하며 하느님을 믿고, 희망하며, 사랑하고 있지만, 오늘 주님의 공현으로 세상에 알려진 본질적 이름은 동방의 세 박사가 지어 주셨습니다.

오신 아기에게 무릎 꿇고 참배하며 드린 선물을 보면, 성경의 깊은 내용을 모르지만 오신 분이 누구신지 알고 있었습니다. 오신 분은 하느님 아버지를 대신하여 왕으로, 사제로, 예언자로 오신 분입니다. 황금은 왕 중의 왕이시고, 유향은 대사제이시고, 몰약은 하느님의 말씀은 변함없이 실현되는 대 예언자이시라는 의미입니다.

이 세상은 하느님에 의해 운영되고, 다스려지고, 하느님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오신 분이 하늘에 계신 아버지도 되신다는 의미입니다. 주님만이 하늘의 문을 열고 소통하여 하느님과 인간이 예물을 주고받으며, 말씀도 주고받고, 우리에게 생명을 주시고, 받으시기도 합니다. 구약에 이사악을 아브라함에게 주신 하느님이 이사악의 봉헌을 요구하신 뜻은, 오신 아기는 십자가의 죽음으로 우리를 위해 아버지께 봉헌되신 희생물로서 대사제가 되신다는 것입니다.

아기 예수는 말씀으로 오셨기 때문에 말씀이 하느님입니다. 그 말씀은 세상 끝날까지 변함없이 전해지고, 그 말씀으로 모든 이가 생명을 얻고, 말씀을 통하여 진실과 사랑이 이루어지며, 하느님의 은총이 내려집니다. 이분은 참 왕이시오, 사제이며, 예언자이십니다.

참으로 하늘은 이슬비처럼 우리의 참 왕, 사제, 예언자를 보내주신 것을 오늘 경축하고 예전에는 각 본당에서 연극도 하고 축제를 지내며 잔치를 했습니다. 코로나가 방해해도 우리의 마음은 이날을 마음껏 즐거워하고 하느님에게 찬미 찬송 노래를 올려야 합니다. 이 축일을 지내는 저는 아침부터 왕으로, 사제로, 예언자로 오신 주님을 맞이하며 마음속으로 춤추고 노래하며 기쁨이 넘칩니다. 어릴 때 해성 유치원에서 “삼왕내조”라는 축일, 지금은 주님 공현축일이지만 큰 강당에서 많은 사람 모아놓고 손에 촛불을 들고 아기 예수를 환영하는 연극을 하던 생각이 아직도 머리에 뺑뺑 돌고 있습니다.

오늘 무엇을 하며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찬미의 삶을 살아야 할까요? 오신 주님을 따라 살아야 합니다.

이미 세례 때 기름을 이마에 바르며 당신은 그리스도의 왕 직, 사제직, 예언 직을 받았습니다. 그러면 그렇게 사는 것이 평신도 사도직을 실천하며 사는 길입니다.

세상을 탐하지 말고 다스리는 사람이 되고, 내 몸을 희생 제물로 봉헌하며 사는 삶이 되고, 하느님 말씀을 생명의 말씀처럼 여겨 받아들이고 실천하는 것이 하느님의 뜻이 하늘에서와같이 땅에서 이루어지도록 사는 삶입니다. 이는 하느님 아버지에 대한 우리의 굳건한 믿음과, 보람찬 희망과 진실한 사랑으로 이루어집니다.

오늘 오신 주님의 상징인 말구유 앞에 앉아 참배하며 잠깐의 시간을 보내며 주님처럼 왕으로, 사제로, 예언자로 살기로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