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는 것보다 보는 믿음이 분명하다. <루카 2, 22-35> 12월 29일

오늘 시몬이 주님을 뵙고 노랫말 속에 “주님, 이제야 말씀하신 대로 당신의 종을 평화로이 떠나가게 해주셨습니다. 제 눈이 당신의 구원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이미 구약에서 선지자와 예언자를 통해 들려주신 참 구원의 모습은 작은 아기의 모습을 보고 빛 속에서 모든 하느님의 자비를 체험했기 때문입니다. “백 마디를 듣는 것보다 한번 보는 것이 확실하다.”라는 말처럼 학교에서 3년, 6년 공부해도 현장에서 한 번 보는 것만 못합니다. 생각하고 들은 것을 실험하지 않으면 확실히 사용하지 못합니다. 코로나의 백신이 있다고 하지만 실제로 시험해서 성공하지 않으면 따를 수 없습니다.

하느님이 사람이 되신 이유는 말씀으로만 계시지 않고 눈으로 보도록 계십니다. 하느님의 사랑이 우리와 같은 몸이 되심으로 사랑을 증명해주셨습니다.

성경에 필립보가 “주님, 하느님 아버지, 아버지, 하지 말고 보여 주십시오.” “나를 보고도 아버지를 보여 달라고 하느냐? 나를 보는 사람은 아버지를 보는 사람이다.” 하셨습니다.

시몬이 본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그 작은 아이에게서 평생 들은 주님을 보았고, 그 주님은 참 구원자이심을 보았습니다. 구원의 표징으로 보는 사람과 보지 못하는 사람이 있고, 받아들이는 사람에게 고통도 되지만 기쁨도 된다고 하십니다.

주님의 탄생은 목동들이 천사의 소리를 듣고 따라가 보고 참배하였듯이, 동방의 박사들이 별을 보고 그 먼 길을 따라와 주님을 알아보고 참배하였듯이 우리도 참으로 오셨고 매년 체험하는 성탄축일 중에 하느님 아버지의 자비와 일치와 사랑을 듣고, 보고, 체험합니다. 주님은 참으로 우리의 구원자이심을 미사를 통해 주님을 만나게 되는 체험이 우리를 살리시고 구원하셔서 주님을 따라 살도록 하십니다.

“크리스마스를 축하합니다.” 크리스마스란 말의 뜻은 그리스도의 미사입니다. 미사 때 그리스도를 보고, 만남으로써 기쁨과 즐거움이 생긴다는 말입니다. 미사 때 자비, 일치, 사랑을 체험하지 못하고 옛날처럼 미사에 가서 듣고, 보고만 오고 주님의 현존을 체험하지 못하면 그는 미사의 의미를 상실합니다. 외인도 개신교 신자도 크리스마스란 말의 뜻도 모르고 나누고 있습니다. 미사는 듣고, 보고, 마음으로 느낌이 있어야 합니다.

저는 지금 원내 휴가를 하고 있는데 “왜 아침밥을 먹느냐?” 묻기에 나는 “아침 미사를 함께 지냈으니 밥값을 했다.”고 하니 고개를 끄덕이며 “아! 그렇구나.” 합니다.

우리는 미사를 통해 주님의 오심을 매일 아침 체험합니다. 그런데 미사 시간 독서와 복음에서 들려주는 소리를 듣지도 못하고, 느낌도 없으면 미사의 깊은 체험이 불가능합니다.

듣는 것도 올바른 자세가 필요하고, 보는 것의 올바른 자세는 느낌입니다.

어디서 강론을 하고 성당 문을 나오니 어떤 신자가 “신부님 좋은 말 들었습니다.” 하기에 “어떤 말을 들었습니까?” 하니 “그것은 모르겠습니다.” 들은 것도 모르면서 느낌이 올 수 없습니다. 오늘 아침 독서 기도를 하면서 성당에서 모두 함께할 때 느끼지 못한 것을 깊이 느끼며 기도하였습니다.

정신 차려서 듣고 마음에 새기고, 생활 속에서 깊이 체험하며, 마음의 행복과 기쁨을 느끼며 믿음의 삶을 살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