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을 초월한 생각이 필요하다. <마태 1, 18-24> 12월 18일

사람은 상식선에서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해야 하지만 어떤 경우는 상식을 초월해야 합니다. 믿음의 삶도 상식을 극복하지 않으면 믿음을 보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처녀가 아기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을 믿으란 말인가?” 하고 상식선에서 따지면 아무도 설명할 수 없습니다. 상식이란? 자연적 사건이고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일이어야 합니다. 요사이는 처녀가 아이를 가진다고 하면 인공수정을 떠오르게 하지만, 인공수정도 아닌 시대에 아이를 가졌다면 이해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러나 오늘 복음을 통해 처녀가 아이를 가진 것을 본 요셉은 상식을 초월하여 꿈에 천사의 말을 듣고 마리아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합니다. 바로 상식을 초월한 판단입니다. 복음은 구약의 예언서를 통해 “보아라, 동정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고 하리라.” 이 말씀은 상식을 초월한 말이지만 믿음으로 모든 것이 평화를 이루고 무사히 우리 주님이 세상에 탄생하시게 되어 기다리던 주님을 맞이했습니다.

성모 마리아도 상식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말을 천사에게 들었을 때 은총을 충만히 받으셨으니 천사의 말을 알아듣고 구세주의 어머니가 되시어 온 인류의 희망이신 구세주를 낳으셨습니다. 주님이 하시는 일에 믿음을 가진 사람은 그 일이 하느님의 뜻 안에서 이루어질 것을 믿고, 바라고, 따르게 됩니다.

우리는 믿음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하느님의 현존을 믿고, 천지창조의 옛 모습을 보지 못해도 하느님은 말씀 한마디로 무에서 유를 창조하셨으며, 그 안에 나는 하나의 존재로 살아있습니다. 그러나 나의 존재는 나만의 생명이 아니라, 주님과 함께 살아있다는 것은 참으로 기이하고 이해할 수 없지만 있는 그대로 이해해야 합니다. 상식을 벗어나는 일은 기적이라고 하지만, 하느님 편에서는 당연한 일입니다. 성령 안에서 물이 술이 되고, 빵 다섯 개로 오천 명을 먹이시고, 매일 미사 때마다 빵이 주님의 몸이 되고, 포도주가 주님의 피가 되는 것도 상식을 초월하는 일이지만, 우리는 그 일에 의심 없이 참례하고, 믿고, 따르고 있습니다. 이렇게 말하고 실천하라는 말씀 이전에 주님의 말씀은 힘이 있고 믿음이 가는 말씀이기 때문입니다.

요셉은 어떻게 상식을 초월하여 마리아를 받아들이므로 세상에 구원이 온다는 것을 믿고 따를 수 있었을까?

저는 세상을 살면서 정의롭고, 깨끗하고, 아름답고, 순수하며, 어린이와 같은 삶을 살기를 노력하는 만큼 사람을 믿고, 바라고, 사랑하며 살기를 바랍니다. 요셉을 의로운 사람이라고 하는 것은 믿음과 희망과 사랑을 가진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그중 가장 뛰어난 성품은 마리아를 사랑했다는 말입니다. 사랑이 있는 곳은 생명이 넘치는 곳입니다. 그러므로 요셉은 사랑으로 인해 상식을 넘는 행위를 했습니다. 하느님이 세상을 창조하신 이유는 사랑 자체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생명을 지니고 세상에 사는 것은 하느님의 사랑으로 인한 것입니다.

사랑이 있는 곳에는 상식을 초월한 행위가 나옵니다. 인간이 하느님과 함께할 수 없지만 사랑 때문에 하느님이 우리와 함께 하시려고 임마누엘로 세상에 오셨고, 영원히 우리와 함께하실 것을 굳게 믿습니다. 하느님의 자비는 영원하고, 하느님의 사랑은 끝이 없으며, 십자가의 죽음을 통해 사랑을 증명하셨습니다. 상식을 추월한 곳에 믿음과 희망과 사랑을 채워주십니다.

전례 적으로 가까이 오신 주님을 충실히 준비하여 맞아들이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