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인을 부르러 오신 주님 <마태 21, 28-32> 12월 15일

작은아들의 비유 속에 죄인으로 불린 작은아들과 죄인이 아닌 큰아들의 입장을 보면 “예”하고 마음에 들지 않은 큰아들과 “아니요”하고 아버지를 찾아와 뉘우치고 착한 아들로 사는 것을 비유할 수 있습니다. 교회 역사 안에 바오로 사도부터 시작하여 그리스도 신자의 박해자가 교회의 으뜸으로 교회에 큰 영향을 끼친 사람, 오랫동안 이원론자로 활동하던 성 아우구스티노는 교회의 박사로 초대 교회 신앙의 기초를 만들어 높은 위치에 올려놓으셨으며, 이냐시오 성인도 군인으로 부상당하고 병원에서 치료 중 회개하여 금세까지 영향을 크게 미치고 있습니다.

이같이 한 사람 죄인의 회개는 언제나 교회의 보배였습니다.

오늘 복음은 “예”하고 “아니요”하는 사람보다 “아니요” 하다가 “예”하는 사람이 아버지의 뜻을 실천하는 사람이라고 하심으로써 죄인의 회개가 교회에 더 필요하다고 하십니다.

반대 입장에 있는 사람의 반대는 당연하지만, 찬성 편에 있다가 반대하면 배신자가 됩니다.

시편도 나를 배신하는 사람 중에 친구, 벗하던 사람, 은혜를 준 사람의 배신은 더 괴롭다고 합니다.

무신론자보다 신을 믿는다고 약속한 사람이 하느님을 떠나는 사람은 더 나쁜 사람입니다. 무릎 꿇고 “믿나이다.”하고는 “나 그만 믿는다.”는 사람들이 있을 것을 미리 아시고 이런 비유를 말씀하신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다.”라는 말처럼 큰 해를 끼치는 가까이 있는 사람입니다.

어떤 이는 교회는 착한 사람, 거짓이 없는 사람, 성인 같은 사람의 모임이라고 하지만, 별사람 다 모여 있는 곳입니다. 죄인들의 모임입니다. 어떻게 보면 깨끗한 거울에 비친 얼굴은 온갖 더러운 것이 다 나타납니다. 빛 속에 살면 빛은 어둠을 비추어 더러운 것을 쉽게 찾아내듯이 인간의 부조리가 더 잘 드러납니다. 어둠 속에 감추어진 허물이 빛을 받아들이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고백의 기도 때 “내 탓이요, 내 탓이요, 내 큰 탓이로소이다.” 하는 기도가 현실입니다.

세상의 이치도 작은 사람이 큰 사람 되고, 낮은 자리에 있는 사람이 높은 자리에 올라갑니다. 그래서 “세리나 창녀들이 너희보다 먼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간다.”고 하셨습니다.

“나 같은 사람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하지만 자기를 낮추는 사람은 바로 큰일을 할 수 있습니다.

제가 신학교 들어갈 때 왜관에서 4명의 신학교 지망생이 있었는데 교장 신부님이 “다른 사람은 다 돼도 너는 안 돼” 하며 핀잔을 줬지만, 사제가 된 사람은 4명 중 저 하나입니다. 저는 네 사람 몫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아직도 살고 있습니다.

저는 꼴찌가 첫째가 된다는 말을 믿습니다.

생활하는 과정에서 부족한 것이 너무나 많아 이런 일, 저런 일 하게 되었습니다. ‘가진 것이 없으니 더 뛰어야 한다. 아는 것이 없으니 더 듣고, 더 보고, 더 느껴야 한다.’라고 생각하면서 책을 보고 귀를 기울입니다. 그래서인지 생각할 일이 더 많으며, 알려야 할 말이 더 많아집니다. “아니요” 가 바로 “예” 하면서 사는 지혜로운 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채우면서 살아가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