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의 천사 같은 사람 <마르코 1, 1-8> 12월 6일

세례자 요한은 주님의 천사입니다. 마리아에게 천사가 주님의 탄생을 알리신 것같이 사람으로서, 구약의 마지막 예언자의 역할을 완전하게 하시고, 주님보다 먼저 순교의 반열에 드셨습니다. 이사야 예언서의 말대로 주님의 길을 닦아 놓으셨습니다. 루카 복음 사는 주님과 요한의 관계를 대중에서부터 친교가 이루어지고 서로의 탄생을 축하하고 기뻐하셨다고 합니다. 세례자 요한은 주님에게는 천사였고, 주님의 길을 앞서가며 열어놓으셨습니다. 사람이 위대한 일을 하고자 하면 앞서가는 사람이 있어야 합니다. 우리나라의 산업과 경제적 발전의 기초는 최초에 경부고속도로를 만드는 데서부터 시작됩니다. 길은 너와 나의 통로이며, 만든 물건을 이곳에서 저곳으로 보내고 받는 통로입니다. 그러려면 운반 도구가 발전하고, 운반 물자가 있어야 하고, 그래서 당연히 큰길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서 현대 자동차, 포항제철, 현대, 대우, 삼성의 배 만드는 회사가 울산, 거제도에까지 생겼으며 이렇게 산업의 발달이 성립되었습니다. 부산서 서울 가는 길이 기차로 12시간 이상 걸리던 것이 자동차로 4~5시간 걸리고 지금은 고속철도로 3시간 거리가 되었습니다. 광주, 전주를 가려면 대전을 거쳐서 가던 길이 직통으로 열렸습니다. 강원도 길은 사방팔방으로 뚫려 강원도 관광산업이 발달하여 얼마 전까지는 금강산도 왔다 갔다 했습니다.

길은 비전과 소통의 기본이었습니다. 그러나 어리석은 자들은 길을 만드는 것은 국가적, 경제적 손실이라고 고속도로 현장에 드러눕고 방해하더니 지금은 아무 소리 없어졌습니다.

이같이 신앙의 길도 앞서가는 천사가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낡은 길을 그대로 사용한다면 신앙의 성장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지금 우리 현실은 길은 없고 복잡한 사건만 생깁니다. 이런 현실은 새길이 있어야 합니다. 주님의 뒤를 따라가야 하지만, 새로운 땅 신천지에 신앙을 심으려면 새로운 길을 만드는 천사가 있어야 합니다. “하느님이 누구시다.”가 아니라, 하느님을 찾아가는 길을 만들어 찾아가도록 이끌어야 합니다. 그 일은 양심 교육입니다. 진, 선, 미에 대한 열정이며, 행복에 대한 갈망을 채워주는 사람입니다.

상담 오시는 사람에게 시간이 필요한 것은 그 사람의 현주소를 알고, 그 사람의 현 상태를 파악하고, 먼저 인간의 도리를 알려주는 것입니다. 아이들하고 놀려면 장난감이 있어야 하듯이 사람들과 깊은 관계 없이는 바른 신앙의 길로 인도하지 못합니다. 교리를 다 가르치고, 다 배웠다고 하면 자신도 잘못되고, 가르치는 사람도 잘못됐습니다. 천사는 사명감이 충실한 사람, 내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알고 길을 잘 선택하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하느님의 집에 가는 길은 가난한 마음, 슬픔, 배고픔, 외로움, 박해, 진 선 미를 향한 노력이 있어야 합니다. 세례자 요한은 우리를 주님께 안전하게 이끌어 주신 주님의 천사입니다. 오시는 주님을 기다리는 사람에게 천사가 되어봅시다.

어제 산티아고 두 번이나 다녀오신 분의 강의를 들었습니다. 여러 천사를 만나서 무사히 다녀왔다는 말을 들으면서 인생의 순례길을 떠난 사람들 모두에게 천사가 있어야 하고, 천사가 되어주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내 인생의 순례길에 아니, 주님에게로 가는 길에 얼마나 많은 선생과 천사가 있었던지 모릅니다. 우리는 주님이 가시는 길에 천사이며, 주님이 찾아오시는 길의 천사가 되어야 합니다. 내가 이끌고 갈 사람은 옆에 있는 사람, 관계가 깊은 사람입니다. 나의 형제, 나의 자매, 서로 만나는 사람의 천사가 되어 주님의 길로 나가도록 이끌어갑시다. 우리 모두 다 함께 주님의 집으로 가는 나그네입니다. 주님의 길을 만드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주님을 따라야 하지만, 주님을 앞서가는 사람은 다른 이들이 주님을 따르기 위해 앞서가며 모두 주님의 집으로 이끄는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