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여운 사람들 모두에게 가엽다. <마태 9, 35-10, 1. 6-8> 12월 5일

사람 안에 일어나는 일들은 사람을 애처롭고 마음 아프게 합니다. 어제까지 건강하게 활동하던 사람이 건강에 치명상을 입고 활동을 중지하고 병가나 휴식에 들어가 산다는 것은 그 자체 무언가 마음 아프게 합니다. 사람은 병이 들면 기가 꺾입니다. 어제 해처럼 빛나고 많은 사람에게 희망을 심어주던 혜민 스님은 감추어진 것이 드러나서 많은 사람을 실망하게 했지만, 비교로 비판만 말고 이해로써 함께 사는 것이 중요합니다. 잘되는 사람을 부끄럽게 해서 무엇을 얻으려고 합니까? 세상에 잘되는 변화는 없습니다. 감추어진 것이 드러나 부끄럽게 하는 것이 사람마다 있습니다.

주님이 세상에 오신 이유는 세상을 부끄럽게 하여 망하게 하려고 오시지 않고, 부끄러움을 없애고 모든 이를 구원하려고 오셨습니다. 죄인을 부르러 오셔서 희망과 새 생명을 주시려고 오셨습니다. 죄를 사하러 오셨지 죄를 단죄하려고 오시지 않았습니다.

주님이 하루는 사람들이 여인 하나를 데리고 와서 “이 여인이 간음하다 드러났으니 어찌할까요?” 하며 돌로 쳐서 죽이려고 하니 “당신들 중 죄 없는 사람 돌로 쳐라” 하시니 아무도 돌로 치는 사람 없이 나이 든 사람부터 그 장소를 떠나 주님만 남았다고 합니다. 하느님의 자비는 영원하셔서 앞으로 죄를 짓지 말고 착하게 살라고 하셨습니다.

하느님의 자비는 영원하십니다. 영원한 자비란 영원히 벌 받는 곳이 없다는 뜻도 됩니다.

하느님의 자비를 본받아 우선 믿는 이들부터 자비를 베풀기 위해 하느님의 자비가 어떤 것인지 작은아들의 비유로 알려주셨습니다.

유산을 가지고 떠난 아들이 온갖 죄를 짓고 돌아왔지만 내쫓지 않으시고 받아들이고, 온갖 잔치를 다 베풀어 주었습니다. 판단하는 큰 형이 하느님 아버지의 자비를 시기하며 원망하면서 “나는 잘 살고 아무 죄도 짓지 않았는데 동생은 온갖 죄를 짓고 거지가 되어 돌아왔는데 차별을 둔다.”하고 불평을 늘어놓으니 “네 아우는 죽었다가 살아온 것과 같다.” 하며 자비를 보여 주었습니다. 우리는 어떻게 살아갑니까? ‘내 잘못은 작고 문제없지만, 저놈의 죄는 벌 받고 세상에서 소멸해야 한다.’하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객관적 판단은 엄하고 주관적 판단은 유하다면 “내로남불” 입니다.

타인의 잘못을 보고 내 잘못을 반성하며 자비를 베풀어야 합니다. 오늘 복음에 백성을 불쌍히 여기시며 자비를 베푸는 주님은 우리에게 “이스라엘의 잃은 양들을 찾아가라.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고 선포하여라.” 하십니다. 선포자는 주님의 입장에서 행하여야 합니다. 우리도 주님을 따라 자비로워야 합니다. 미사 때 자비송은 내가 주님에게 드리는 청원 기도이기도 하지만, 우리가 모든 이에게 드리는 청이며 내가 자비의 주체가 되겠다는 선포이기도 합니다. 자비를 구하는 사람은 자비로워야 합니다. 만 탈렌트와 한 데나리온의 비유를 기억하며 나도 자비로워야 자비를 받습니다.

주님을 믿는 사람은 무자비한 사람으로 불리지 않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