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전한 눈으로 선과 악을 구별하자 <마태 8, 27-31> 12월 4일

눈이 어두운 사람은 선과 악을 구별하지 못하고 밤과 낮을 구별하지 못합니다. 더 걱정되는 사람은 선한 것과 악을 구별하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정치하는 사람이 악을 선으로 보고 받아들이고, 선을 악으로 보고 버리면 나라를 주님의 나라로 이끌지 못합니다. 눈이 빛과 어둠을 구별하지 못하면 눈의 질서가 무너집니다.

많은 사람이 보아야 할 것을 보지 못하고 어둠 속에서 헤맵니다. 권력에 눈이 어두워지면 온갖 부정으로 권력을 쥐려고 합니다. 돈에 눈이 어두워지면 돈만 보이고, 사람의 정의나 의로움은 보지 못합니다. 명예에 눈이 어두워지면 자기 인격이 눈에 보이지 않고, 자기 이름만 눈에 보입니다. 이들은 사람보다 권력을 앞세우고, 불의인지 정의인지 구별하지 못합니다. 거짓으로 명예를 얻고 자기 위신을 세우는 사람, 눈이 먼 사람입니다. 병이나 자연적으로 눈이 먼 사람은 눈을 뜰 수도 있지만, 세속적 가치에 눈이 어두우면 평생 어두운 교도소에 갈 때까지 장님으로 살 것입니다. 자비로운 하느님의 일입니다

주님이 눈이 먼 사람에게 “너희 믿는 대로 되어라.” 하시며 눈을 뜨게 하셨다고 하십니다.

어떤 이는 어려서부터 보아야 할 것을 보지 못하고, 어떤 이는 성한 눈을 가지고 나이가 들어도 보지 못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교육을 통해 볼 수 있기도 하지만, 어른이 되어 자기만 보고자 하는 것을 보려고 하면 눈에 보이는 것이 없어집니다. 나이 들어 자기 지식의 범위만 진리이고, 그밖에는 진리가 없다고 하며 편견으로 살면 볼 것을 보지 못하고 불행 중에 살 것입니다. 가난한 마음이 없으면 자기의 아집과 거친 마음으로 눈에 들어오는 부모 형제를 보지 않으려 하고 눈감고 “나는 모르는 사람이다.” 합니다. 마음이 거칠고 딱딱한 사람은 다른 이와 결합하는 것을 손해 보는 것으로 알고, 자기를 지키려는 사람은 하느님 나라에 살지 못하니 자유, 평화, 기쁨 속에 살지 못합니다. 참으로 눈에 보이는 것이 없는 사람처럼 됩니다.

우리에게 양쪽 눈을 주신 하느님은 한쪽만 보지 말고 양쪽을 보라고 하셨습니다. 각자의 눈은 넓고, 깊고, 높이, 낮게 보게 되어 있습니다. 한쪽만 보면 진실의 조합을 이루지 못하니 짝눈을 가진 사람과 같습니다. 어떤 일이든지 바로 보지 못하면 바로 할 수 없습니다. 대화를 통해 너와 나의 관계에서 서로 바라보는 경우가 생깁니다. 교회 안에 짝눈을 가진 사람, 눈먼 사람이 많이 있습니다. 이는 모두가 오해에서 생기는 일입니다.

하느님도 한쪽 눈으로 보면 하느님의 모습이 완전하게 보이지 않습니다. 하느님을 만나고 이야기를 하고 싶으면 내 마음을 열고 겸손과 온유로 하느님을 대하면 하느님은 내 존재의 전부로 알아듣고, 마음속에서 하느님을 살 수 있습니다.

주님을 12살에 성전에서 잃었을 때 한쪽 눈으로 길거리, 시장터, 어린이 놀이터에서 찾았지만 없었습니다. 성전에 왔을 때 주님의 말씀은 눈먼 사람에게 희망을 줍니다. “왜 내가 아버지 집에 있을 줄 모르셨습니까?” 이는 우리가 사람의 일만 찾으면 눈먼 장님이 되지만, 하느님의 일을 찾는 사람은 눈뜬 사람이 됩니다.

부모·형제를 알아보는 것도 한쪽만 보면 보이지 않지만, 양쪽을 보면 알아보게 됩니다. 잘못한 일, 잘한 일을 아울러 보면서 자신의 의무를 찾아 실천해야 합니다. 인연에 있어 실수나 잘못은 지나가는 일이지만, 한번 맺은 인연은 세상에서 영원한 것입니다. 

절대적 인연을 맺은 이들과 서로 사랑하며 살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