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사는 것 <마태 4, 16-22> 11월 30일

하늘에 해도 달도 있어 더욱 어울려 빛나고, 사람도 짐승도 있어 어울려 가치가 드러나고, 함께 어울려 삶으로 빛에서 빛이 나고, 영광이 더 큰 영광으로 빛이 납니다. 나는 네가 있어 살맛이 나고, 너는 내가 있어 살아가게 됩니다. 동서남북은 각각 방향이 다르지만, 어울려 함께 있어 동에서 서로 가도 서에서 동으로 가고, 남이 북으로 가까이 가면서 함께 살며 성장이 이루어집니다.

부인이 없으면 남편도 없고, 남편이 없으면 부인도 없습니다. 하늘이 없으면 땅도 없고, 하늘과 땅이 어우러져 세상이 됩니다.

세상의 것은 따로, 혼자 존재하는 것이 없고, 너 없으면 나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분열로 너를 죽이고 나 살자 하지만, 너 죽이면 나도 죽게 됩니다. “너 죽이고 나 죽자”가 아니고, “너 살리고 나 살자”가 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주님은 주님 계시고 우리가 함께 있고자 제자들을 부르시고 함께 복음을 전하고 구원 사업을 완수하셨습니다.

오늘 다니엘서 3, 57-88에 피조물도 주를 찬미하는데, 짝지어서 함께 찬미합니다. 낮은 밤과 함께, 해와 달이 함께, 불과 열과 더위와 추위와 함께. 빛과 어두움도 함께, 이슬과 소나기도 함께, 이같이 모두 하나 되어 주를 찬미해야, 하나 되어야 한다고 하십니다.

오늘 우리나라는 “함께”라는 단어가 부끄럽게 함께 하지 못하고, 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 동은 동으로, 서는 서로 갈라져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민족이 하나 되지 못하고 남과 북으로 갈라져 분열되어 있습니다.

분열의 원인을 찾아보면 생각이 다르고, 말이 다르고, 행동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생각부터 고쳐나가야 합니다. 말과 행동도 함께 되어 나가야 합니다. 생각 다르고, 말 다르고, 행동이 다르면 “함께”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 동서가 함께 있으려고 하면 길이 열려야 합니다. 북과 남이 함께 하려면 길이 열리고 문도 열려야 합니다. 요사이 소통의 세상에 살면서 서로 자기 일이 중요하고 자기 일에 협력자를 구하지 않으면 함께 있지 못합니다.

물의 성질을 통해 교훈을 받아야 합니다. 물은 아무리 큰 바위가 가로막아서 갈라졌다가도 다시 합치고, 아무리 높은 절벽에서 떨어져 폭포를 이루어도 아래로 내려가면 온화한 분위기에서 모여 강으로 서서히 내려갑니다. 물은 아무리 더러운 것이라도 씻어 내려가서 깨끗하게 만들고 온갖 때를 깨끗하게 합니다.

“부부간의 싸움은 칼로 물 베기”란 말처럼 물은 언제나 함께 갑니다. 미사 전례 때 몇 차례 “주께서 여러분과 함께, 또한 사제의 영과 함께”하는 말은 얼마나 아름답고 거룩한 말입니까? 전례에서는 어떤 말이라도 하나 되는 날입니다. 미사 후 미사에 참례하는 것같이 살아가려면 “함께”란 말을 현실화시켜야 합니다.

“함께”란 말을 습관적으로 하면서 현실화하지 못하면 참삶이 아닙니다. 또한, 원칙적으로 권력이 있는 사람은 약한 사람과 함께 하고, 돈이 많은 사람은 돈이 없는 사람과 함께 하고, 높은 명예를 가진 사람은 비천한 사람과 함께해야 참삶이라 할 수 있습니다.

믿는 사람이 언제나 함께하면서 살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