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을 증명하는 사람들 <마태 12, 46-52> 11월 21일

주님의 기도에서 중요한 부분은 바로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같이 땅에서 이루어지소서.”입니다. 간혹 목사님들의 설교를 들으면 “주님을 믿음이 축복이며, 믿음으로만 구원을 얻는다. 굳게 믿어야 합니다.”라고 합니다. 그러나 오늘 복음을 다시 깊이 보면 혈육으로 인연이 있어도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지 않으면 형제도 부모도 아니라고 합니다.

믿음은 희망을 낳고 희망은 사랑을 낳게 됩니다. 실천은 주님이 주신 새로운 계명인 “ 너희는 서로 사랑하라”라는 계명입니다. 믿음은 사랑을 실천하면서 증명되고, 믿음이 지속 가능합니다. 부모·자식 간의 인연도 사랑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자기는 좋은 것 다 먹으며 부모님은 굶긴다면 그것은 참 인연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주님은 십자가 지신 분입니다. 하며 “믿나이다. 믿나이다.” 소리소리 질러도 눈앞의 형제에게 먹을 것, 입을 것 주지 않으면 믿음은 믿음이 아니라 세상의 복 받기 위한 이기적 믿음입니다.

돈 많은 부모님 밑에 형제들이 효를 중심으로 형제애가 없이 인연을 이어가면 어느 날 각자 자기 길을 가면서 남보다 못한 관계가 됩니다. 대기업의 자녀들이 서로 사랑하면서 “내 것은 네 것이다.”라는 생각을 가지지 않고 “내 것은 코털 하나도 건드리지 못한다.” 하면서 자기 것을 지키려 하면 김 정은이 형제를 죽이는 형상을 보게 됩니다.

어떤 이가 “나는 집안에서 가족과 함께 있으면 분노가 자주 일어나고 화를 불러들인다.”라고 하면서 “어찌해야 합니까?” 하기에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행복하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하면서 “가정이나 내가 있는 곳 어디나 주님이 거저 주신 하느님의 나라에 살아야 하는데, 하느님 나라에 살려면 하느님의 뜻을 실천해야 합니다.” 하느님 나라는 어떤 나라인지 알아야 합니다. 하느님 나라는 자유, 평화, 기쁨이 넘치는 나라입니다.

하느님 나라의 현존을 믿기만 하면 그 안에 사는 것이 아닙니다. 자유, 평화, 기쁨을 누리려면 하느님의 말씀에 순종으로 자유를 누리고 청빈의 정신으로 받은 것을 평등하게 나누면서 서로 갈등 없이 평화롭고, 순결하고, 깨끗함으로 기쁨을 누리고 살기 위해 정결의 정신으로 살아야 합니다.

바티칸 2차 공의회에는 교의 헌장을 선포하셨습니다. 제4장에 평신도, 사제직, 평신도, 예언 직, 왕 직을 깊이 보면

왕 직을 이행하려면 그리스도가 아버지께 순종하셨던 것같이 순종해야 한다고 하시고, 예언 직을 이해하려면 하느님 아버지의 거룩하심과 깨끗함을 드러내야 하니 정결의 정신이 있어야 하고, 사제직을 이행하려면 사제는 하느님의 것을 받아 전하는 직책이어서 청빈의 정신이 있어야 합니다.

수도자나 성직자만 순명, 서원, 청빈, 서원, 정결 서원을 하는 것이 아니라 평신도도 같은 의무를 지고 믿음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 하느님 나라에 살고자 하면 하느님의 뜻을 실천해야 하는데 완전히 실천하려면 순명, 청빈, 정결의 삶을 살아야 한다고 공의회는 말하고 있습니다. 말하자면 믿음으로 순종하고, 희망을 품고, 청빈하고, 사랑으로 서로 정결을 지켜야만 하느님 나라에 살고, 내가 있는 곳에 믿음의 열매를 맺으며 살아서 모두 하나 되어 아버지 되고, 어머니 되고, 형제가 됩니다. 수도자의 삶은 바로 순명, 청빈, 정결을 완전하게 실천하면서 모든 이의 모범이 되어 이 땅에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려는 것입니다. 

사랑으로 부모·자식, 형제적 관계를 이어가며 하느님 나라에 사는 행복을 누리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