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를 전하는 소리를 알아듣는 사람 <루카 19, 41-44> 11월 19일

어른의 말을 잘 듣는 아이와 잘 듣지 않은 아이는 성장과 미래에 차이가 있습니다. 옛말에 “어른 말을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 식물은 물과 거름이 들어가야 자라고, 사람은 말씀으로 자라서 바른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주님은 예루살렘 가까이 이르러 성에 사는 사람들에게 이르는 평화의 길을 알려주어도 그 의미를 모르면 평화가 없어지고 성 안의 돌 하나도 남지 않는다고 말씀하셨는데 그 말처럼 평화도 잃고, 기쁨도 잃고, 자유를 빼앗기고, 수천 년 동안 나라를 잃고 떠돌이 신세가 되었습니다. 구약의 역사도 하느님이 사신 예언자의 말을 듣지 않고 자기 고집대로 살면서 온갖 고통을 당했습니다. 노아의 홍수나 소돔과 고모라의 멸망이나 바벨탑의 비극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늘도 주님의 말씀을 못 알아들으면 이처럼 됩니다.

주님은 어디를 통해 말씀하시고 계십니까? 첫째 각자의 양심을 통해 선을 행하고 악을 피하라고 말씀하시며, 악을 행하는 자는 스스로 멸망하리라고 하십니다. 양심을 거슬러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면 악의 검은 그림자가 다가옵니다.

두 번째는 내 앞에 현존하는 너를 통해 좋은 일, 나쁜 일을 말해줍니다. 부모님 통해, 형제들 통해, 선각자를 통해, 그런데 말하는 사람이 오류를 범하면 그 말은 거짓이고, 사기이고, 폭력입니다. 혹시 어떤 사람이 진실을 말하려고 하니 권력자가 “너 그 말 하면 죽인다.” 하면 살기 위해 거짓을 말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지혜로운 판단이 뒤따라와야 합니다. 그러나 선의를 가진 너를 통해 언제나 내 마음에 들지 않아도 문제 제시와 반대의 말이 합을 이루면 바른 판단과 행동이 나옵니다. 바리사이들은 주님의 말씀에 언제나 반대 의견이었지만 주님은 바른 응답으로 합을 제시하셨습니다. 셋째는 바른 역사관이며, 역사적 증언은 미래에 도움이 됩니다. 성경의 하느님 말씀은 인류가 경험하고 체험한 역사적 사실이 새로운 말로 전해옵니다. 하느님 말씀이 기록된 성경은 알아듣고 실천하라는 말씀입니다. 다만 그 시대적 상황을 참고하여 서로 이해가 되도록 알아들어야 합니다.

신학을 공부하려면 철학을 알아야 하고, 철학을 바로 알려면 인문학을 알아야 합니다. 사람의 말을 바로 알아들으려면 순서를 따라서 공부해야 합니다. 언제나 한쪽 말만 들으면 말의 의미를 잘못 알아듣습니다. 그래서 종합적 사고와 긍정적 사고가 필요합니다. 우리나라는 조금 암담하게 되어갑니다. 여당과 야당이 분명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야 하는데 자기 자리가 없고 오직 이익만 좇아가고 있습니다.

현대의 징표와 미래를 바라보고 바른길을 가려면 반드시 두 가지 조건을 채워야 합니다. 진실과 사랑입니다.

무엇이든지 사실을 근거하여 말하고, 행동해야 합니다. 어떤 경우에도 사랑이 없으면 진실이 무너집니다. 기독교가 이 세상에 필요한 이유는 바로 진실과 사랑이 살아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진리를 위하여, 선을 위하여, 생명을 위하여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주님의 진실과 사랑이 이를 증명합니다. 주님이 좋은 말만 하고, 위대한 업적을 남기고 자연사하셨다면 우리의 믿음은 힘이 없습니다. 진실을 <말씀과 업적> 위해 죽음으로 아니, 참사랑으로 십자가의 죽음으로 증명하셨기에 우리의 믿음은 변함이 없습니다.

무수한 순교자들의 죽음으로 증명된 믿음을 우리는 마음 놓고 자유와 평화를 따라 살기를 기도합니다.

주님의 말씀을 우리는 한 마디라도 알아듣고 실천하는 믿음의 삶을 살아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