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에서 기도를 어떻게 해야 하나 <요한 2, 13-22> 11월 9일

오늘 주님께서 하느님의 집은 기도하는 집이라고 하셨습니다. 장사꾼이나 세상의 이익 탐하는 이를 추궁하시고, 성전을 더럽게 하는 모습을 보고 계시지 않고 성전 밖으로 내쫓으셨습니다. 오늘 우리는 성전에서 어떤 기도를 하고 있습니까? 기도는 자기 이익을 위하거나 자기 욕망을 채우려는 마음에서 기도하는 곳이 아니고, 오히려 모든 것을 주님의 뜻대로 이루어지도록 기도하는 곳입니다. 기도는 하느님과 만나서 감사와 찬미의 시간을 가지며 성모님처럼 “이 몸은 주님의 종입니다. 주님의 뜻대로 이루어지게 하소서.” 하며 주님의 뜻이 이루어지도록 주님과 이야기를 나누는 곳입니다.

기도의 내용이 무엇입니까?

남보다 높은 자리를 탐하는 기도, 남보다 부자가 되는 기도, 남보다 사람들이 알아주는 기도가 아니라 온전히 주님의 뜻에 따라 이루어지는 기도라야 합니다.

제자들이 “어떻게 기도할까요?” 물으니 주님의 기도를 가르쳐주셨는데, 그 내용을 보면 우리의 기도가 어떤 기도인지를 분명히 알려주셨습니다.

기도는 하느님을 아버지로 부르며 그 앞에 나가는 것입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하고 부르며 찾아서 대면하는 자리에 계시는 아버지는 거룩하신 분입니다. 고백하고 그 나라에 살도록 해달라고 청하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 이룸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도록 아버지께 온전히 의지하는 기도입니다. 추우나 더우나, 빛이 있거나 없거나, 언덕이나 평지나, 주님의 선택으로 이루어짐을 찬미하는 기도입니다. 나는 없고 주님만 있는 기도입니다.

주의 기도 후반부도 생명을 주신 하느님, 생명의 보호자이신 하느님께 찬미 감사드리는 기도이며, 세상에서 서로 사랑하기 위해 원수까지 사랑하라고 하시며 또한, 세상의 권력, 재력, 명예의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악에서 구해 주시기를 청하는 기도입니다. 기도 끝에 “아멘” 그렇게 되기를 간청하는 마무리 기도는 내 뜻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어떤 이가 성당에 가서 미사 예물을 들고 본당신부를 찾아 아들이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데 미사를 청하면서 영험이 많은 신부가 누구냐고 물었습니다. 보좌 신부가 둘이고, 본당 신부가 모두 세 분인데, 그때 본당 신부님이 세 번째 신부에게 청하라 말씀하시고 미사를 드렸습니다. 3개월 후 신부를 찾아와서 “신부님, 미사 기도를 해서도 영험을 받지 못했으니 미사가 무효입니다. 미사 예물 돌려주세요.”하고 청하여 착한 신부님은 돌려드렸다고 합니다. 어디가 잘못되었습니까?

첫째, 그런 일이 시작되었으면 감사 기도여야 합니다. 일이 잘되고 못되는 것은 내가 원하는 대로 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잘되든 못되든 주님의 손에 있다고 믿음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둘째, 빌면 들어주시고 아니면 들어주시지 않는 것이 아니라, 어떤 마음으로 구하는지가 문제입니다. 나만 잘되게 해달라고하면 평등성이 없는 기도입니다. 승리나 성공이나 앞에 서게 해달라는 기도는 나에게만 이익이 되게 청하면 욕심입니다.

성전은 바로 자기 자신입니다. 내 생각과 말, 행동이 세상에 대한 욕심과 욕망으로만 기도하는 것은 자기 자신의 성전을 더럽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주 기도문의 뜻에 따라 기도합시다.

기도는 하느님의 거룩하심을 드러내고, 하느님 나라에 살고, 하느님이 하신 것처럼 실천하며 사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