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 나라에 초대받은 사람 행복하다. <루카 14, 15-24> 11월 3일

많은 초대장을 받고 그 내용을 보고 “가느냐? 안 가느냐?” 결정하기 전에 많은 생각을 합니다. 오늘 복음에 하느님이 우리를 초대하는데 응하는 사람은 행복하다고 하십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초대보다 많은 이가 일에 더 마음 쓰고, 관계되는 사람에게 마음 쓰고, 이해관계에 마음 쓰기 때문에 응답하지 않고 거절합니다. 하느님의 초대장에는 “나는 당신을 진, 선, 미에 초대합니다. 응하시면 자유, 평화, 기쁨의 잔치 음식을 드시고 하늘나라에 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아니요, 나는 권력을 누리고, 많은 재물을 얻고, 명예스럽게 사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아니, 내가 바라는 것은 세상이 주는 행복입니다. 하느님 말씀에 순종하는 것보다 내가 이 세상에서 권력을 누리고, 사람을 마음대로 부리고, 내가 한 푼이라도 더 벌어 호의호식하고 즐기고 사는 것, 내 마음대로 가고 싶은 곳 가고, 놀고 싶은 대로 놀고, 세상의 높은 명예를 얻고, 남들 앞에 나서고, 마음껏 나를 자랑하며 살고 싶어서 주님의 초대를 거절합니다.”라고 한다면 하느님이 주시는 행복한 초대 상에 앉지 못하여 참 행복을 얻지 못합니다.

이 초대의 시작은 구약의 아브라함으로부터 기록에 남아 있습니다. 신앙의 첫 부르심에 응답하는 아브라함은 언제나 “네, 네” 이었습니다. 고향과 지금 누리는 모든 것을 버리고 부모, 친척, 고향을 떠나 삭막한 “가나안 땅으로 가라. 나의 백성을 모래알보다 더 많이 만들어 주겠다.”라는 약속을 믿고 응답에 응하시고, 약속한 땅에 가서는 늙어서 겨우 얻은 아들 이사악을 제물로 바치라고 하셔도 하느님의 초대가 얼마나 소중한지 알고 믿음으로 아브라함은 제단을 쌓고 바치려고 할 만큼 하느님 부르심의 초대에 충실했습니다.

우리는 어떠합니까? 하느님의 부르심보다 권력에, 재물에, 명예에 마음 쓰며 초대장을 쓰레기통에 넣어버리지 않습니까? 아니라니요! 저는 그렇게 보입니다. 아니시면 보여주세요. 주일이라도 자기 몸을 돌보고, 더 급한 일이 있다고 주일 초대에 응하지 않습니다. 그보다도 더한 것은 진실과 사랑의 초대에 거짓이 나에게 더 유익하다고 하면 거짓을 따라 사는 사람, 남을 속이고, 사기 치고, 거짓 맹세하고, 무관심과 무능력으로 서로 사랑하라는 새로운 초대장을 버리면서 응답을 하지 않으면 행복의 잔칫상에 앉을 수 없습니다.

저는 젊어서 배를 타서 선장이 되어 오대양을 마도로스파이프 물고 누비려고 상선 고등학교에 다니다가 어느 선생님의 권유로<너는 뱃사람 될 기질이 아니야> 포기하고 일반 고등학교로 전학하고, 나중에는 왜관 순심학교에 들어가서 신학교를 선택하여 수도 사제가 되었습니다. 여러 가지 갈등이 있었지만, ‘이 길이 내 길이라’ 생각하여 여기까지 오는 길에 아브라함의 고통만큼 믿음을 요동치게 하는 일은 있었습니다.

이런저런 농촌 운동으로 농촌을 잘 살게 하려고 농촌 사목을 하고 싶은데 시골에서 도시로 가라고 하여 모든 것 포기하고, 장상에 순종하여 스무 군데 이상 옮기며 새로운 주님의 일에 응답하였습니다. 수도자의 순명은 삼대 서원 중 가장 어렵습니다. 시간이 지나며 나이가 들면서 고집이 생기지만, 하고 싶지 않은 일을 공동체를 위해서 해야 합니다. 저는 60년 전 제대 앞에서 내가 죽기까지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하겠다고 하고 난 후 나의 일신상의 편함 때문에 나의 편협한 생각으로 순명을 피하는 길은 수도원 떠나는 길이라 생각했습니다. 하느님의 분명한 손길, 눈길, 입을 바라보다가 하느님의 초대가 내 안에서 이루어짐을 알고 여기까지 순종하면서 살고 있으니 공동체 삶이 행복합니다. 더 완전한 행복에 초대되어 살기 위해 지금 여기서 주님의 일을 합니다. 각 사람을 부르시는 초대장은 다르지만, 하느님 나라에 초대는 다 같습니다. “내가 초대한 사람들아, 모두가 행복의 잔칫상에 오너라.” 하십니다. 어디서 부르든지 “네, 저 여기 있습니다. 하느님의 뜻이 하늘에서 이룸같이 여기 대령했습니다.” 늘 주님과 함께 있도록 기도합니다.

수도원 떠나 휴가 중이지만, 똑같은 하느님 여기서 만나 기도하고 주님의 말씀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