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과 자비 <루카 14, 1-6> 10월 30일

법대로는 형과 벌을 받아야 하지만 자비로 죄의 용서를 받아야 합니다. 어떤 때는 법에 따라 중형을 받아야 하지만, 자비심이 발동하여 자비로운 판관으로 인해 면죄가 선포되기도 합니다. 안식일에 해서 안 되는 일을 하면 돌로 쳐 죽이는 벌을 받지만, 주님은 안식일에 선한 일, 자비를 베푸는 일을 해야 한다고 하심으로써 안식 법에 대한 의식을 바꿔주셨습니다. 그러나 자비도 평등한 판단이어야지 “내로남불” 같은 모순된 법 적용은 자비를 손상합니다. 코로나로 새로운 법이 생겨 외국에서 들어오면 14일 자가 격리를 해야 하는데 부모 사망이든지 아니면 부모가 운명 중이든지 이런 경우는 자가 격리 법을 어겨도 어떤 사람은 되고, 안 되는 판결은 형평성을 잃고 어떤 사람에게는 더 큰 고통을 안겨줍니다. 예를 들면 박 원순 아들은 되고 무명의 사람 아들은 안 된다고 하면 그 자비는 손상을 입습니다.

어떤 사람이 “자살하면 다 지옥에 갑니까?” 전에는 자살한 사람 위하여 기도도 못 하고 연미사도 드리지 못했는데 오늘날 미사와 기도를 드립니다. 자살을 하나의 병으로 생각하면 우울증 같은 병을 말합니다. 본인은 지옥보다 더 심한 고통에 시달렸으며 그 고통은 참으로 비참합니다. 하느님의 자비는 영원하십니다. 자살자를 죄인으로만 보지 말고 자비의 관점에서 보아야 합니다.

주님의 십자가 죽음은 한정된 사람을 위하여 돌아가심이 아니라 모든 사람, 모든 죄인을 위해 자비와 사랑을 주셨습니다. 한마디로 우리의 죗값을 다 치르신 행위입니다.

전자 회사에서 스마트폰을 만들 때 특별한 사람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 위해 만들어 보급하듯이 하느님의 자비는 온 인류를 위해 하느님은 천주교 신자나 개신교 신자만을 위한 하느님이 아닙니다. 하느님의 모상으로 창조된 모든 사람의 하느님이십니다. 제가 성가 중에 제일 좋아하는 2번 “주 하느님 크시도다.”입니다. “주님의 권능 우주에 찼네. 자연의 모든 움직임 속에서 하느님의 기운을 느끼고” 십자가에서 내 죄를 대신하여 돌아가신 주님 앞에 겸손과 온유함으로 주를 찬양하는 노래여서 마음에 듭니다.

오늘 복음을 통해서도 그렇고 하느님의 자비를 생각할 때 그 큰 자비와 사랑에 찬미 찬송함이 마땅합니다.

나는 교리가 어떻게 말하든 하느님은 지옥을 만들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세상에서 어떤 이는 부자로 편하게 살고, 죄를 밥 먹듯 짓고 살고, 어떤 이는 수도자처럼 자기 것은 하나도 없고, 권력을 누리지 못하고, 재물을 갖지 못하고, 명예도 없이 살던 사람은 죽으면 공평하다고 하면 어떻게 됩니까?” 나는 “세상에 지옥이 있습니다.” 이번의 이건희의 죽음을 보고 ‘17조의 재산이 그에게 어떤 의미가 있나 마음에 빚만 지고 살아 있는 사람들의 싸움거리만 되었구나.’ 생각하면서 본인이 행복하려고 노력했는지는 몰라도 세상의 모든 것이 그를 행복하게 하지는 않았다고 봅니다. 남의 돈을 사기 친 사람은 잘 먹고 잘사는 줄 알지만, 그의 마음속은 지옥에 살고 있습니다. 어제 대통령이었던 사람에게 돈으로 인해 17년 형이 내려졌습니다. 지옥보다 더 고통스러운 것으로 생각하면서 지옥은 세상에 있고, 죽은 다음은 누구나 죄의 용서를 받고 주님 안에서 행복해진다고 생각합니다. 죽음은 작은아들의 비유 말처럼 작은아들이 자비로운 아버지를 만나는 것 같다고 생각하면서 행복한 죽음을 맞이해야 합니다.

율법이나 그 외의 법은 자비로 다스려야 합니다. 자비가 없는 법은 그대로 비인간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