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에 영광이나? 하늘의 영광이냐? <루카 10, 17-24> 10월 3일

하늘과 땅을 창조하신 하느님은 어디서나 영광 받으셔야 하지만, 최상의 영광은 하늘에 있습니다. 땅은 사라져 없어져도 하늘은 영원히 남아 빛날 것입니다. 우리가 하는 일이 땅에 이름이 기록되기 위함이 아니라 “너희 이름이 하늘에 기록된 것을 기뻐하여라.” 하신 것같이 제가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고 80 평생을 여기서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모든 것은 땅에서 행하지만, 그 기록은 땅에 있지 않고 하늘에 영원히 기록됨을 알게 하신 주님을 찬미합니다. 저는 사람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하느님의 아들로 사는 것을 깨닫습니다. 땅에서 살지만, 하늘에 속한 사람으로 사는 것 이것보다 더 큰 영광이 없습니다.

비록 죽으면 비석에 이름 석 자 남기지만 그 비석도 세월이 흐르면 경주 천마 촌의 현상같이 존재보다 현실이 중요시되어 구경거리만 될 뿐입니다. 견고하고 화려하게 꾸민 천마 촌을 돌아다니면서 ‘세상은 이렇게 허무하게 존재가 사라져 버리는구나.’ 생각했습니다.

저는 어제 한 사람의 주권자이며 또다시 선거에서 승리자로 될 수도 있는 트럼프가 코로나 확진으로 치료로 들어가야 한다는 소식을 듣고 성가 463의 순례자의 노래를 연상하였습니다.

“땅의 영광은 외로움 속에 순례자 찬란한 꿈은 사라진다.

나뭇잎처럼 바람 부는 대로 흔들리다가 땅에 떨어진다.

인생은 들에 핀 꽃 피었다가 어느새 떨어져 사라진다.”

그러나 언제나 주님을 그리워하고 영원한 생명을 찾는 사람은 하늘과 땅을 창조하신 주님을 만나게 되리라고 하십니다.

제아무리 우리 편이 강하다 해도 혼자서 외롭고 고독하게 병실에서 싸워야 합니다. 문재인도 삼권을 다 잡고 흔든다 해도 가랑잎이 소리 없이 떨어져 나간 것처럼 땅바닥에서 사람에게 밟히게 되고, 꽃이 아름답게 피어 향기를 내어도 꽃잎 하나 떨어지면서 모든 꽃잎이 땅에 떨어져 사라지듯이 아름다움도 화려함도 사라져 버립니다.

그러나 하늘과 땅의 주인이신 하느님을 그리워하고 그 뜻을 따르는 사람은 주님이 영원하신 것같이 영원히 하늘나라에 기록되어 남을 것입니다. 우리는 하느님께로 가는 나그네입니다.

그런데 여기가 영원한 고향, 머무는 곳으로 생각하고 살면 모든 것이 허무로 끝납니다. 제 이름이 땅에 아무리 큰 글씨로 기록되는 것보다 하늘나라에 기록되는 것이 기쁨이며 희망입니다. 주님을 알고 주님의 일만 하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 모릅니다. 비록 세상에서 제일 낮은 자리 보잘것없는 자리에 있어도 하느님 마음속에 기억된다는 것만큼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은 없습니다. 저는 하느님 마음속에 기억되고 기록되도록 늘 주님의 일만 생각합니다.

어떤 상담자가 “신부님 그 나이에 두 시간 세 시간 영적으로 우리를 이끄시면서 힘이 안 드십니까?” “아니요, 오히려 주님의 일을 하는 동안 힘이 생깁니다.” 언제가 두 시간 상담하다 나오는데 “저도요” 하기에 또 들어가 두 시간 하니 기도 시간이 되어 기도실에 들어가서 기도를 마칠 때까지 힘 있게 큰 소리로 주님을 찬미하고 방에 가서 의자에 기대며 이렇게 일하도록 이끄신 주님을 찬미하게 됩니다. 이 시대에 사는 우리는 다른 이가 그렇게 보고 싶어 하던 주님을 보고, 느끼고, 사랑하게 된 것을 감사하며 행복하게 살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