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산이 높다 하되 하늘 아래 뫼로다. <루카 9, 46-50> 9월 28일

누가 더 잘하나 게임을 하고 끝나면 평가가 나옵니다. 평가에 따라 잘한 사람, 못한 사람이 결정되고 세상은 잘난 사람, 못난 사람으로 차별합니다. 아무리 잘나도 시간과 일정한 공간 안에 살고 있습니다. 날개를 달고 하늘을 날아도 결국 땅에 떨어집니다. 아무리 높은 자리에 올랐다 해도 내일이면 다른 사람이 그 자리에 있어 자기는 더 낮은 자리에 있어야 합니다.

황금 덩어리가 귀하다고 해도 금이 나의 먹을 것, 숨 쉬는 공기가 되지 못하고 어두운 창고에 갇혀 있습니다. 들에 흔히 있는 약초 한 잎만 못한 경우가 있습니다.

우리는 남 앞에 뛰어나고 높이 있으려고 하지만 순간에 지나지 않고 오르면 오를수록 더 높이 오르는 것이 있고 하늘보다 높이 오르지 못합니다. 사람은 가끔 큰 착각에 살고 있습니다. “나는 이런 사람인데, 그래서 어떤 일을 해도 문제가 없다.” 하고 자기 욕망을 마구 휘두르다가 정을 맞아 깨지고 맙니다.

욥기에 욥은 무난하고 착하게 살았지만, 마귀의 유혹을 허락하신 주님은 인생의 제일 밑바닥까지 끌고 가서 다시 일으켜 세웠다고 합니다. 낮은 자리를 의식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는 일어날 수 있었습니다.

사람은 넘어졌다가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알면 지금의 낮은 자리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땅이 아무리 오르려 해도 하늘만큼 오를 수 없듯이 우리는 오르려 하지 말고 낮은 자리로 내려가야 합니다.

어떻게 살아야 낮은 자리로 내려가며 만족할 수 있을까?

특권 의식을 버려야 합니다. 가끔 우리는 천주교가 종교 중에 가장 완전하고 높은 종교라고 생각하지만, 제일 높게 보지 말고 제일 밑자리에서 모든 종교의 기초가 되어주어야 합니다.

천주교를 비난하는 타 종교의 말을 들으면 전에는 화를 냈지만, 지금은 그들의 생각을 바르게 바꾸기 위해서 그들의 말을 이해하려고 하고 우리의 태도를 바꾸려고 합니다. “마리아교다.” 하면 “아니다.” 하지 않고 “그런 면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이상의 것도 생각해주십시오.” 말합니다. “우리는 부패한 천주교를 바꿨습니다.” 하고 그 당시 부패상을 이야기하면 더 낮은 자세로 인정하고 지금도 우리는 반성해야 할 일이 있다고 겸손하고 온유하게 응답합니다. 불교가 가지지 않은 것이 우리에게 있다면 불교가 가진 것이 우리는 갖지 않은 것이 있습니다.

서로 잘났다고 머리를 들고서 나설 것이 아니라 네가 가진 것을 내가 갖지 못한 것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합니다. 인정하지 않고 “네가 가진 것은 나는 가지고 싶지 않다.” 하면 나는 더 높이 오를 수 없습니다. 내가 최고가 되고 싶으면 네 밑에 들어가야 합니다.

“서로 사랑하라” 하시는 말씀은 나의 우월감을 드러내라는 말씀이 아니라 서로 섬기고, 나누고, 서로 손을 내밀어 친교를 맺으려는 것입니다. 높은 줄 위에서 두 사람이 재주를 부리는 광경을 보고 누가 더 잘났다고 할 수 없습니다. 두 사람이 서로 협력하여 하나가 되어 재주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 공동체에서 누가 더 잘해서가 아니고, 모든 공동체 회원이 서로 도우며 잘하기에 사랑과 일치의 공동체가 형성됩니다. 모든 가정도 나라도 멀리 보지 말고 가까이 보며 서로서로 손잡고 살기를 기도합니다. 함께 갑시다. 함께 갑시다. 서로 반대하지 않으면 서로 지지하는 사람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