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디에 속한 사람인가? <마태 21, 28-32> 9월 27일

사람을 대할 때 ‘저 사람은 어느 쪽 사람인가?’를 알지 못하면 내가 말하고 행동한 것이 실패로 돌아갈 수가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내가 원하는 편으로 알고 접근했다가 전혀 다른 편일 수 있고, 아닌 것 같은데 우리 편일 수 있습니다.

주님은 오늘 복음에 주님을 따르는 사람이 누군지를 분명히 말씀하시며 “세리와 창녀들이 너희보다 먼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간다.” 이 말씀은 믿는다고 하면서 믿음이 없는 사람, 우리가 흔히 “믿는 사람이 더해” 하며 믿을 수 없다는 것을 드러내는 경우가 있습니다. “겉으로 보아 착한 사람처럼 보이는데 알고 보니 악한 사람이었다.” “깊은 물 속은 알아도 한 치 사람의 속마음을 모른다.”라는 말처럼 사람은 사귀어 보아야 잘 알 수 있습니다. 어느 날 서로 오래 같은 공간에 살다가 친교의 시간을 보내고 이런 말을 합니다. “신부님이 그런 분인 줄 몰랐습니다.” “신부님 말씀 듣고 보니 하느님이 얼마나 우리를 사랑하시는 줄 알게 되었습니다.” 하며 희미했던 하느님의 현존을 분명히 알게 되었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역사 안에서 하느님을 안다고 해도 땅에 오신 주님을 알아보지 못한 것을 안타깝게 여기시는 말씀이었습니다.

간절한 마음으로 진리를 찾는 사람과 피상적으로 찾는 사람은 서로 다른 결과가 나옵니다.

세상을 사는데 어떤 이는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는 사람과 그냥 지나가는 사람이 서로 다릅니다.

같은 음식도 배부를 때와 배고플 때 서로 다른 맛을 내는 것처럼 간절히 기다리는 사람과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사람과는 서로 바라는 것이 다릅니다.

부자이면서 하느님께 깊이 심취하는 사람도 보지만, 손에 무엇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하느님을 피상적으로만 섬기고 믿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권력이나 재력이나 명예를 가진 사람은 깊은 믿음의 삶을 살지 못하고 믿음의 턱걸이를 하고 사는 사람을 많이 보게 됩니다. 사실 손에 쥐고 사는 것 모두가 시간이 지나면서 사라져 없어지는 것입니다.

우정도 시간이 가면서 잊힌 시간이 됩니다. 그러나 시간이 우정을 기억하고 함께하려면 진실과 사랑을 가지고 친교를 가져야 합니다. 세속적 이해관계로만 생각하면 참 친구의 인연이 오래 가지 못합니다.

죽어도 생각나는 사람은 참 친구가 되며 우리도 이런 친구와 함께 인생을 살아가야 합니다.

요사이 코로나 정국으로 인해 신앙의 시금석 같은 결과가 나타나리라 생각합니다. 자신의 믿음을 한번 깊이 살피면서 미사를 함께하지 않고 지속적 기도의 삶을 멀리하면 믿음이 약해져 실낱같은 믿음의 끈이 떨어져 나갈 수 있습니다. 믿음은 상당에 나가야만, 제대 앞에 나가야만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서 있는 곳 바로 그곳에서 하느님을 찾아서 만나는 믿음이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눈으로 귀로 진리를 알고 깨닫지만, 참믿음은 마음 깊은데 자리 잡고 있어야 합니다. 눈으로 보고 잘 알고, 귀로 듣고 잘 알아도 마음으로 믿음을 깨닫지 않으면 그런 믿음은 구름처럼 지나가 형태를 잃어버립니다. 저는 모든 곳에 계신 주님을 알고 믿으면서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하느님의 현존 안에 살고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하느님과 사람과 진정한 사랑을 나누며 행복하게 살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