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행복하게 살고 있는가? <루카 6, 20-26>

사람들은 행복을 찾아 먼 나라로 여행도 가고 행복하려고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합니다. “왜 살고 있습니까?” 하고 물으면 “행복하려고 살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행복을 찾아 길을 떠나고, 행복하려고 보고 듣고 느끼려 하지만 만족이 없어 행복하지 못한 사람이 많습니다.

어떤 이는 사는 것이 행복이라고 생각하지만, 어떤 이는 죽는 것이 행복이라고 생각하여 스스로 죽음을 선택합니다.

오늘 복음에 행복이란, 불행이란 무엇인지 잘 분간해서 주님은 말씀하십니다. 우리 생각과는 반대의 상태를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 가난한 자 굶주리는 자, 지금 우는 사람이 행복하다고 하십니다. 부유한 사람, 배부른 사람, 웃는 사람, 칭찬을 듣는 사람 불행하다고 하십니다. 세상이 바라는 것이 아니지만 우리는 그 깊은 내막을 알고 깨닫지 못하면 참 행복을 누리지 못합니다.

우리는 가능성과 완전을 향하여 살고 있습니다. 가난은 부자가 될 가능성을 지니고 있지만, 부자는 가난하게 될 가능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굶는 사람은 배불리 먹을 수 있는 가능성 있고, 우는 사람은 웃을 수 있지만, 웃는 사람은 울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어떤 상태를 행복이라 말하기 어렵고 모든 것은 마음에 달려있습니다. 바로 행복을 알아들을 수 있으려면 마음이 가난한 사람이어야 참 행복의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지금 제게 “신부님은 행복합니까?” 물으면 저는 주저함 없이 행복하다고 말합니다. 이유는 행복하니까? 사실 부자도 아니요, 나이 들어 힘이 있는 것도 아니요, 약해서 병으로 약을 아침저녁으로 한 움큼씩 먹어야 하고, 3년 전부터 가려움증으로 밤에 잠을 설치고, 은퇴자로서 아무 일도 책임지지 않고 그저 나뿐인 몸을 지니고 살고 있지만 행복합니다. 예전에는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행복하다.” 하는 말은 죽어서 하느님 나라에 가는 것으로만 생각하였는데 지금은 그 의미를 알고 깨닫고 있습니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이 왜 행복한가?” 지금 하느님 나라에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주님이 하느님 나라를 현재 이 땅에 모셔 오셨기 때문입니다. 마음이 가난으로 회개하여 하느님 나라에 산다는 것은 어떤 경우에도 자유, 평화, 기쁨을 누리는 것입니다. 주님과 함께 산다면 그 이상의 행복이 어디에 있습니까?

지금의 이 삶이 어떻게 저 같은 사람에게 현존하는지가 신비입니다. 하나의 과정에서 갖출 것을 하나도 갖추지 못하고 살고 있어도 어떤 경우에도 자유를 잃지 않고 평화를 누리고 기쁨 속에 살 수 있다는 것 저에게 행복입니다.

아직 한고비가 남아 있다는 것 일고 있지만, 그 고비도 지금껏 이끌어주신 주님의 자비에 믿음을 가지고 살고 있으니 그것도 행복합니다. 저는 지금 누리는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고 있습니다. 참으로 보잘것없는 존재 아니, 없었던 존재가 나를 나로서 의식하고 사는 이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알고 있으며, 이런 환경 속에 사는 것이 얼마나 큰 은총인지를 깨닫고 감사와 찬미로 시공간 안에 살고 있습니다.

어떤 처지에 있어도 감사, 감사의 삶이며 주님을 찾고, 만나고, 사랑을 나누는 것 얼마나 행복합니까? 어떤 사람이 저에게 “신부님 저는 천주님을 알게 된 것이 얼마나 행복한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모두 행복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