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을 지키자 <루카 6, 1-5>

십계명 중 네 번째, “주일을 지켜야 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주일날 여행을 가려면 관면 받고, 주일은 주님의 날답게 일도 하지 않고 미사에 참례해야 신자다운 신자 생활을 한다고 가르치고 배웠습니다. 공의회가 끝나고 한참 동안도 미사가 끝나면 오늘 일해야 하는 사람 손들어 관면 받았습니다. 여행하려면 미리 본당 신부에게 허락을 청하여 받다가 주일날 쉴 수 없는 직업을 가진 사람은 토요 특전 미사 드리고 아니면 주중에 한번 미사에 나오면 의무를 다한다고 말하다가, 코로나 이후 주일 미사도 관면 아니면 SNS로 대치하는 시대에까지 왔습니다. 십 리 안의 사람은 미사에 나오지 않으면 대죄가 되고, 사회적으로 급한 일이 자주 생김으로써 주일 미사를 궐하면 냉담의 수순을 밟게 됩니다.

유대 율법주의자들은 주일에 일하는 사람을 돌로 쳐서 죽이는 일까지 있었습니다. 그런 시대 사도들이 밀밭을 지나다가 밀 이삭을 비벼 먹는 일은 큰일이라 생각하며 공격을 받으신 주님은 “사람의 아들은 안식일의 주인이다.” 이 말씀의 전제가 마르코 복음 2장 27에 “안식일은 사람을 위해 생겼지, 사람이 안식일을 위하여 생기지 않았습니다. 그러므로 인자는 또한 인식일의 주인입니다.” 이렇게 안식일을 설명하시며 구약의 안식 법을 생명의 법으로 바꾸어 놓으셨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안식일 주일을 구약의 율법으로 적응해서 살려고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한번 어떤 개신교 교회 앞에 이런 문구를 보았습니다.

“예배는 생명이다.” 주일 예배를 못 보게 하는 것은 기독교 신자 생활을 죽으라고 하는 것입니다. 수칙을 지키고 조심하라는 소리를 잘못 해석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코로나로 인한 건강과 생명에 조심하라고 천주교도 한동안 주일 미사를 참례하지 않아도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거리 두기로 코로나 조심을 하라고 당부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미사는 우리의 생명과 같습니다. 먹어야 살지만, 생명에 위협이 생기면 음식을 금식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안식일이 사람을 위해 있다는 말씀은 생명보다 예배가 중요하지만, 주님을 예배드리려다 생명에 해를 받아도 된다는 말이 아니라, 생명이 안식법보다 소중하다는 것입니다. 노동자나 농민이나 주일에도 일하지 않으면 안 되는 직장이 있고, 농사법이 있으며 사람에 따라서 약한 사람은 기도 시간에 잠을 잘 수도 있습니다. 어느 수녀원에 지도 신부로 있을 때 “신부님, 저는 기도 시간에 잠이 오니 어떻게 할까요?” 저는 “잠이 오면 잠깐 졸아도 되고 잠을 자도 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 기도 시간에 한 번도 그런 일이 없었는데, 아침 기도 시간에 한참 잠이 와서 잠깐 있다가 아침 기도 끝까지 잠이 들어 눈을 떠 보니 성당에서 모두 나가고 나만 홀로 앉아 있었습니다. 꿈속에서 주님 만나서 단잠을 잔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하고 일어나 밖으로 나가니 저 멀리 기도 후 나가시는 수도자들의 행렬을 보았습니다. 오늘 아침은 어린아이 같은 기도를 했습니다. 이러한 일로 아침에 기도는 나를 위한 것이지 기도를 위해 기도하는 것이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어서 새로운 체험을 했습니다. 그 후 정신이 더 맑고 깨끗해졌습니다. 이같이 여유로운 믿음의 삶을 살며 주님과 함께 살아야 합니다. 

“자비로우신 주님 우리에게 평화를 주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