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바탕은 사랑의 힘이다. <마태 16, 21-27>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숨 쉬고, 먹고, 마시고, 놀이하고, 일하는 것이라면 죽음이란 무엇일까? 숨이 끊어지면 숨도 못 쉬고, 먹지도, 마시지도, 놀이도, 일도 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코로나가 우리를 불편하게 하는 이유는 코로나바이러스를 피하지 않으면 약도 없고 생명을 잃기 때문입니다.

감기와 같은 것이라고 합니다. 저는 요사이 죽음에 대해 묵상하면서 내 목숨이 하늘에 달려있는데 걱정한다고 해결되나? 그러나 코로나 수칙을 잘 지키려고 노력합니다. 세면장만 들어가면 손을 씻습니다. 전에는 비누가 일생 사용해도 하나면 되는데 요사이는 비누가 닳아서 사라지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믿음이 약해진 모양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죽고 싶지 않다는 의미입니다.

어느 날 젊은 형제가 저더러 “조심하세요. 우리는 걸려도 저항력이 있어 소생하지만, 신부님은 죽는 길밖에 없습니다.”

저는 ‘목숨이 무엇인데 생명이 무엇인데’ 생각하다가 인터넷을 찾아보니 오늘 복음에 “목숨을 구하는 사람은 목숨을 잃고, 목숨을 잃은 사람은 목숨을 얻는다.” 하는 말씀의 의미를 더 깊이 알게 되었습니다.

목숨이란? “살아있기 위한 힘의 바탕”이라고 합니다. 살아있으려면 많은 것이 필요합니다. 공기, 태양의 힘, 물, 영양, 그 외에도 하늘과 땅 사이에 많은 것이 필요하지만,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은 하느님의 은총입니다. 살려는 사람은 인간의 일이 아니라 하느님의 일이라고 하셨습니다. 사람의 일은 시공간 안에 잠시 있는 것이지만, 하느님의 일은 시간을 넘어 영원한 생명입니다. 하느님의 일을 하기 위해 목숨을 바치는 일은 박해 시절뿐만 아니라 지금도 계속됩니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수도자의 삶은 세상에서 죽고 하느님 안에 사는 것입니다. 그 바탕이 하느님에 대한 믿음과 희망과 사랑입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수도원에서 사는 사람은 세상에서 죽지만 하느님 안에서 살고 있어야 합니다. 그 삶의 바탕은 바로 사랑입니다. 우리는 서로 사랑을 확인하면서 살아갑니다. 이 안에서 사랑을 느끼지 못하고 사랑이 없으면 살아내지 못합니다. 수도원을 나가는 형제들에게 “왜 나가느냐?” 물으면 “사랑이 없어서”라고 대답합니다. 그러나 수도원에 사랑이 없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사랑하지 않아서 사랑이 없는 것입니다. 물론 악조건이 많이 있지만, 청원기와 수련기를 통해 배운 바를 유기서원기를 지내며 실습으로 증명되어 종신서원을 하였으면 배우고 실습으로 몸에 수도 생활이 몸에 배고 어떤 수난에도 이겨 내야 합니다. 어떤 때는 죽기보다 힘들어도 세속적 목숨을 구하지 않으면 목숨을 얻을 것입니다.

가정 안에도 사랑 바탕이 되면 행복한 가정을 이루지만 사랑이 없으면 생기도 없고, 시들하고, 재미도 없고, 생명의 힘인 바탕을 잃어버리면 죽음이 옵니다. 행복한 삶을 위해 서로 사랑하라는 계명을 지키며 살아내기 위한 힘인 사랑을 키워나가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