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부터 잘해야 모두가 잘한다. <마태 23, 23-26>

오늘 주님은 바리사이들을 불행한 사람이라고 말씀하시며 율법에 정한 의무는 다하라고 하셨습니다. 의로움, 자비, 신의를 소홀히 하는 지도자를 지칭하시며 눈먼 지도자가 되지 않도록 당부하십니다. 결국은 각자의 문제이지 나를 떠난 저 사람들의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에게는 나를 비춰보는 거울이 있습니다. 가장 정확한 거울은 너를 보고 나를 비춰보는 것입니다.

죄를 고백하는 기도문을 보면 우리는 생각과 말과 행위로 죄를 지었으니 “내 탓이요 내 탓이요 내 큰 탓이로소이다.” 고백합니다.

더 넓게 보면 각자가 속한 공동체의 잘못은 누구 때문이 아니라 나 때문이라는 것을 깨닫게 될 때 공동체에 자유, 평화, 기쁨이 넘치게 됩니다. 정치하는 사람들 “네 탓”을 강조하면서 자신의 적폐는 감추고 너의 적폐를 드러내면 “너 때문에 나라가 이 모양이야”하고 책망합니다. 원인 제공은 자기가 해 놓고 너 때문에 이런 비상사태가 왔다고 합니다.

한 가정도 “아버지만 잘하면 잘 되는데” 하지만 어머니 탓도 있습니다. 자녀들 탓도 있다는 것을 원인 분석을 해보면 알 수 있습니다. 가끔 “우리 집은 너 때문에 될 것도 안 돼” 하거나 “너만 없으면 일도 없이 잘 살아갈 것인데” 하고 남의 탓하는 사람은 자기부터 반성의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교회가 돈에 눈이 어두워지면 근본이 흔들립니다. 예전에 서울 교구가 힘들 때가 있었습니다. 경향신문을 놓고 싸울 때 어떤 신부님이 “교회는 사업을 해서는 안 된다.” 하시고 사업을 포기한 다음 모든 일이 잘 풀려 교회는 모든 이들에게 인정받고 발전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사회 원리를 추종하면서 세상과 똑같이 살면 교회의 본질적 사명을 잃어버립니다. 한 본당도 이익단체가 되어서는 정의를 지키기 힘들고, 용서하는 마음 없이 나를 반대한다고 신자들을 몰고 가면서 야단치고 산다면 자비를 상실한 교회가 되고, 이웃의 불행에 무관심하면 사랑이 없는 공동체입니다.

주님은 바리사이들을 빗대어 현대를 사는 우리를 바른길로 인도하십니다. 법은 소중하게 여기되, 법을 지킨다는 명목으로 정의, 자비, 사랑을 저버리면 눈먼 지도자라고 하시며 나라나 교회나 어떤 공동체나 눈먼 이가 이끄는 공동체가 된다고 하십니다. 소위 흔히 사용하는 “내로남불”이 아니라, 자신이 책임지고 세상을 이끄는 눈 뜨고, 깨끗하고, 정직하고, 순수한 인도자가 되어야 합니다.

나부터 잘해야 한다는 묵상 제목을 놓고 자랑한 것을 반성하고 남을 탓하기 전에 자기 탓이 더 많은 것을 깊이 깨닫게 되기를 스스로 기도하고 모든 이를 위해 기도합니다.

성가 46번 미사 때 노래하며 “천사의 말을 하는 사람도 사랑 없으면 소용이 없고 심오한 진리를 깨닫는 자도 울리는 징과 같네.” 가슴을 울리는 성가입니다. 한번 들어보세요. 코로나 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