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친구는 누구인가? <요한 1, 45-51>

얼마 전 김 금수 해방신학자가 문안하면서 “신부님 건강하게 오래 사셔서 좋은 글 많이 전해주세요.” 의외 소식을 듣고 기분이 좋았습니다. 어떤 때 저는 그분의 글을 전적으로 동의하지 못하지만 사회가 병든 점을 꼭 집어 말하는 것은 좋아합니다. 부분적으로 동의하지 못하는 점이 있는 중 제 글을 보고 좋은 글이라 하시니 감사합니다. 오래전에 만나서 “아들이 되겠습니다.” 했지만 소식은 오래 오지 않았습니다. 그분과 참 친구인가 인연이 있는 사람인가 생각하다가 좋은 점만 보고 살려는 저에게 힘이 되어 친구로 생각했습니다.

오늘 나타나엘과 주님은 믿음 하나로 가까운 사이가 되어 서로 “참으로 이스라엘 사람이다. 저 사람에게는 거짓이 없다.” 하시고 “스승님은 참으로 하느님의 아드님이시다.” 서로 인정하고, 신뢰하고, 이보다 더 큰 것을 보게 하시겠다고 약속하십니다.

우리는 어떤 친구를 사귑니까? 중간 역할을 하는 것은 권력으로 주고받는 관계는 권력이 없어지면 인연은 인제 그만, 재물로 서로 주고받는 관계는 재물이 없어지면 관계가 끊어집니다. 명예로 인연을 가지면 보다 높아지려고 유명해지려는 욕망에 서로 시기 질투로 인연이 끊어집니다.

저는 진실과 사랑입니다. 서로 거짓이 없어야 합니다. 거짓말은 이권이 달려있을 때이고 속이지 않으면 손해 보거나 벌을 받을까 봐 속이고 속임으로써 자기에게 더 큰 이익이 온다는 것을 알면 거짓말 즉, 진실을 잃은 행동을 하게 됩니다. 권력이나 돈 때문에 서로 사랑한다고 결혼한 사람은 권력에 없어지거나 돈이 없어지면 “사랑은 인제 그만”입니다. 온전히 진실 그 자체여야 합니다. 주님은 나타나엘을 보고 “저 사람은 거짓이 없다.” 하셨습니다.

인간과 인간이 인연을 맺으려 할 때 거짓이 없어야 합니다.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자기표현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거짓이 없다는 것은 믿을 수 있고 신뢰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저의 누이동생이 결혼하는데 양반집 아들이고 시골에서 넉넉한 가정의 아들이라 하여 집에 가보니 기와집에 넓은 대청마루에 큰 마당, 이만하면 되겠다고 생각해서 시집을 보내니 그것은 거짓이었고 나중에 가보니 땅굴 같은 오막살이 집이라 찾아가서 집을 지어주고 그래도 살려고 하니 또 그 모양에 바람까지 피워 제가 가서 이혼을 시키고 인연을 끊었습니다.” 처음부터 진실이 없으니 결과가 나쁘게 나타납니다. 진실이 없는 사람의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 자기기만 자기 욕심이며 올바른 인간관계가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권력보다 진실을 따르고, 재물보다 진실을 따르고, 명예보다 진실을 따를 때 사랑이 성립됩니다. 특별히 지도자와 아랫사람의 관계는 진실해야 합니다. 권력으로 누르거나, 권력에 아부하거나 하는 관계는 언젠가 드러나고 악의 결과가 나옵니다.

정치하는 사람은 더구나 지혜롭고 슬기로워야 하지만 꾀를 쓰고 눈가림하고 강제로 백성을 이끌면 폭정이고 거짓 나라가 됩니다. 진실과 사랑으로 나라를 이끌어야 합니다. 힘으로 억누르고, 돈으로 속임수를 쓰고 백성을 대하면 거짓은 드러납니다. 믿음직스러운 나라, 사랑이 가득 찬 나라에 살고 싶고 믿음과 희망과 사랑이 넘치는 나라에 살도록 기도합니다.

이런 친구를 가지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