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랑은 콩 한 쪽도 나눈다. <마태 14, 13-21>

월남해서 몹시 어려워 밥상을 받으면 감사하고, 굶으면 굶는 대로 감사하며 살던 때 칠 남매 중 장남인 저와 아래 동생과 밥때만 되면 경쟁이 벌어집니다. 동생이 밥을 먹지 않고 내 밥그릇을 가리키며 내 밥그릇에 밥이 더 많다고 합니다. 저는 내 밥그릇을 건네주면 그때 다시 자기 것을 달라고 합니다. 남의 밥그릇이 커 보였기 때문입니다. 배고픈 사람은 무엇이든지 먹을 것으로 보이고 세상의 서러움 중 가장 큰 서러움은 배고픈 서러움입니다.

예수님을 따라 말씀을 듣고 병자들을 치유해주시는 군중이 시간이 되어 시장기가 있으니 시장 나가 먹을 것을 사서 먹도록 하자고 했지만, 주님은 콩 한 쪽도 나누어 먹는 마음으로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 하셔서 가진 것을 나누게 하셨습니다. 기적은 나눌수록 커집니다. 나누어 먹고 남은 먹거리의 광주리가 열두 광주리라고 했습니다. 이런 기적을 두 가지 관점에서 생각할 수 있습니다.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가 나눌수록 많아진 것과 각자 가방에 먹을 것이 있었는데 서로 나누어 먹을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하나는 봄에 씨를 뿌려 풍요로운 추수를 생각할 수 있고, 하나는 서로 가진 것을 나누어 먹는 것입니다.

지금 중국은 60일 이상 폭우로 발표대로 오천오백만 명의 이재민이 생기고, 농산물이 물에 잠겨서 먹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이 여파는 전 세계 식량난으로 많은 사람이 고생할 것이라고 합니다. 바다 건너 강 건너 일이라 구경만 해서는 안 됩니다. 나누는 정신을 발휘하여 나눌 준비를 해야 합니다. 어떻게 나눌까요? 하늘에서 곡식이 땅에 떨어지기를 기도할까요? 아닙니다. 온 인류가 먹거리를 절제하고 곧 닥칠 식량 부족을 보충해나가야 합니다. 나누면 살고 나누지 않으면 모두에게 죽음이 옵니다. 펄 벅 여사의 “대지”란 소설에 거짓말이 아닌 사실을 증거하며 큰 기근에 사람까지 잡아먹었다는 말을 어릴 때 읽고 배고픔이 얼마나 큰 고통인지를 알고 마음이 아팠습니다.

나눔은 주님으로부터 분명히 배우고 들었습니다. 가지고 계신 모든 능력을 묶어두지 않고 풀어서 나누어주신 주님은 세상 끝날까지 몸과 피를 나누시며 자비를 베푸십니다. 우리는 참 나눔을 실천하고 있습니까?

얼마 전 마산 교구에 한 불쌍한 신자가 페이스북에 계속해서 도움을 청하며 “아이가 불쌍하다. 먹을 것이 없다. 병이 들어 일할 수 없다. 먹고 싶다. 먹으면 행복하겠다. 아이가 먹을 것을 요구한다.” 해서 주위에 청하라 하기도 하고, 기도하라고 하기도 하고, 본당에 호소하라고 하기도 했는데 아무도 들어 주지 않는다고 합니다. 저는 듣고 들려오는 소리는 속아도 저렇게 하소연하니 도우라는 말씀을 듣고 돈도 여러 차례 보내고 먹을 것도 보내지만 계속 요구하는 가운데 또 보냈는데, 죽고 싶다고 말하면서 청하고 구하는 심정을 읽고 ‘얼마나 사정이 딱하면 그렇게 할까?’ 그런데도 돕는 사람이 없어 딱하게 생각합니다. 혹시 들으시면 조금이라도 먹을 것 절제하고 도와주세요. 사람으로 살면서 사람답게 사는 것은 짐을 함께 들어주고, 가진 것을 나누고, 서로 친교를 나누며 사는 것입니다.

우리는 모두 천사가 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