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는 것보다 듣는 것이 더 분명하게 알게 한다. <요한 20, 1-2. 11-18>

눈으로 아무리 보아도 모르는 것은 들으면 깨닫게 됩니다. 영상물을 보고 있어도 무엇인지 모르지만, 아나운서가 알려주면 알게 됩니다. 오늘 마리아 막달레나 성녀는 주님이 돌아가신 다음 확인하려고 무덤에 갔지만 빈 무덤을 보고 주님을 누가 훔쳐 간 줄 알고 울고 있다가 주님을 만나도 알지 못하고 주님을 찾아달라고 했지만, 주님의 다정한 목소리로 “마리아” 하니 그때 돌아보고 “라뽀니” 즉, “선생님”하고 부르며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게 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같이 우리는 보기만 해서는 모르고 들어야 아는데 듣는다는 것은 배운다는 말입니다. 영상물만 보면 저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지만, 설명을 깃들이면 “그렇구나.”하고 알게 됩니다. 인터넷으로 학교 수업까지 하고, 미사까지 드리는 코로나 현실에 이런 과학 발달을 감사할 뿐입니다.

어제 마산에서 부산으로 가는데 내비게이션이 가르치는 길은 내가 알고 가는 길이 아니라, 터널을 몇 개 지나서 마지막에 금정산을 구포 쪽에서 무려 8km 이상 지나는 산을 뚫어주어 길 따라오니 새로운 길 체험을 하였습니다. 성지순례를 가서 안내자 없으면 보아도 보지 못하는 눈뜬장님이 됩니다. 우리를 가르치는 선생은 사람뿐 아니라 로봇도 있어 편한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요사이 코로나로 인해 상담을 전화로 하는데 한 시간을 해도 제대로 못 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이것저것 묻고 응답해주어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주기도 합니다. 그러나 제일 좋은 것은 사람과 사람이 마주 보며 감정의 흐름도 느끼면서 들려주는 말이 가장 실질적입니다. 마리아 막달레나 같이 직접 보고 느끼며 듣고 부활을 알게 된 것을 생각하면서 종교적 진리도 듣지 않으면 알 길 없습니다. 듣고도 모르면 또 듣고 하여 분명한 진리를 알고 믿음을 가져야 하겠습니다.

눈앞에 보이는 기이한 현상을 분명히 보려면 찾아가야 하고 들어야 합니다. 또한, 우리는 다른 사람의 입장을 눈으로만 보고 판단하지 말고 본인의 입장에서 보고 들은 후에 정확한 판단을 해야 합니다. 사건 현장을 보기만 하지 말고 그 사실을 분명히 아는 사람의 말을 들어야 합니다. 보는 것과 듣는 것이 일치해야 참 의미를 알고 말하게 됩니다.

속담에 “열 번 듣는 것보다 한번 보는 것이 확실하다.”고 하지만 아무런 지식 없이 아무리 보아도 진실을 모릅니다. 그래서 사람은 죽을 때까지 배워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틀 동안 아빠스님과 여행을 하면서 여러 가지 배우고 알게 되었습니다. 공자님이 “길을 가던 두 사람 중에 한사람은 나의 선생이다.” 한 것처럼 당신과 함께 있는 사람은 당신의 선생님이 되어 당신이 보고도 모르는 것을 알려주고 깨닫게 해주십니다. 저는 아빠스님에게 내가 보는 관점과 내가 알고 있는 말을 하고, 즐거운 진리 놀이를 하면서 웃고 웃기며 여행길을 갑니다. 저는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과 사람을 통해 알아야 한다.’

요사이 코로나 때문에 거리 두기로 만남을 삼가다가 이웃을 잃어버리기 쉽습니다. 가족이 서로 경계하면서 산다고도 합니다. 코로나가 무서워 어떤 이는 저더러 나이도 들었는데 조심하라고 합니다. 아닙니다. 사람은 만남을 통해 진리가 전해지고 사랑이 가능합니다. 서로의 건강을 조심하고, 규칙을 지키면서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어야 보는 것의 참 의미를 알게 됩니다. 성당에 가지 않아도 통신을 통해 미사가 가능하다고 하여 이제 성당을 멀리하고 신자들과 통교를 안 하면 우리 믿음은 퇴보합니다. 저는 여행 중에도 많은 사람과 통교를 하려고 하지만 부족함을 느낍니다. 그러나 이 길만이 사람을 만나는 시간이어서 하느님의 말씀을 한 줄이라도 전해주고 시간을 보냅니다. 여러분 각자가 선생님이 되어 가르쳐 주세요. 저도 답신을 보고 많은 것을 배웁니다.

보여주고 알려주는 세상에 모든 진리가 드러나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