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을 성장시키는 바탕 <마태 13, 1-23>

“모든 씨앗은 좋은 땅에 떨어져야 많은 열매를 맺는다.” 당연한 이치입니다. 한 생명도 좋은 조건에서 성장의 원리에 따라 유익한 존재가 되고 무익한 존재가 되기도 합니다. 이같이 믿음도 어떤 바탕에 있는가에 따라 빛을 받아 빛이 됩니다. 이는 누가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나가야 합니다. 구약과 신약을 통해 무수한 하느님의 말씀이 씨처럼 사람의 마음에 내려오지만, 바탕이 잘된 사람과 잘못된 사람과는 전혀 다른 결과를 보게 됩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같은 장소에서 같은 말을 들어도 이렇게 듣고, 저렇게 들어 서로 다른 상태로 받아들여져 생명이 되기도 하고 죽음이 되기도 합니다.

오늘 주님은 씨뿌리는 비유를 통해 잘 알아듣게 설명해주시지만, 이 말씀도 깊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멈추지 않는 시간처럼 지나가 버립니다. 오늘 이 말씀을 깊이, 의미 있게 알아들으려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오관의 방향을 돌려야 합니다. 하느님의 생각으로 바꾸려면 하느님 편에 서 있고, 하느님과 함께 보고, 듣고, 느끼고, 하느님처럼 생각해야 합니다.

저는 묵상 하기 전에 오관을 십자가로 축복하고 이렇게 기도합니다. “주님 오늘 제가 보는 것, 듣는 것, 말하는 것, 생명을 누리는 것, 몸으로 실천하는 것 모두 주님이 하시듯 보고, 듣고, 느끼게 해주시기를 기도합니다.” 하고 하루를 시작하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그것도 시간을 쫓아가기 위해 한 시간 전에 일어납니다. 이렇게 하여 하느님의 날이 시작됩니다.

그리고 어제저녁 묵상하고 정한 복음의 내용을 보고 다시 생각하고 행동을 시작합니다. 아침 공동 기도를 하기 위해 성당으로 종 치기 전에 들어갑니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하느님의 말씀을 더 잘 알아듣고, 마음 깊이 새기고, 이해하고, 깨우치고, 실천할 은혜를 구하고, 하느님을 살기 위해서입니다.

이 모든 것은 내 편에서 보면 내 것이 되지만, 하느님의 편에서 보면 하느님의 것이 됩니다.

“누구든지 하늘나라에 관한 말을 듣고 깨닫지 못하면 악한 자가 와서 그 마음에 뿌려진 것을 빼앗아 간다.” 하심 같이 말씀의 뜻을 깨닫지 못하면 돼지에게 진주를 주는 것과 같습니다. 하느님 눈으로 보아야 하느님처럼 알고 실천할 수 있습니다. 내가 사는 것이 아니고 내 안에 하느님이 살아 계셔야 하기 때문입니다.

기도하면서 자기 생각에 머물러 있거나 인간적 생각에 잠겨있으면 믿음을 산다고 할 수 없습니다.

깨닫는다는 거은 말의 의미를 알아듣고, 이해하고, 마음 깊은 데서 느끼고, 감사와 찬미의 정신으로 받아들이며, 몸과 마음으로 체험한다는 말씀입니다. 어제 베네딕도 성인 축일을 지내며 성인은 “몸소 체험하신 것만 말하고 가르치셨다.”라고 합니다.

눈에 들어오고, 귀에 들리고, 몸으로 느끼는 것이 지나가는 바람 같으면 흩어지고 말지만, 몸속으로 들어오면 머물고, 싹이 트고, 결실을 내 안에 맺게 됩니다.

믿음을 성장시키기 위해 주님의 말씀이 저의 참 생명이 되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