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화의 길 <마태 8, 1-4>

나병은 얼마 전까지 불치의 병이었으나 과학의 발달로 병이 치유됩니다. 그러나 나병보다 더 급한 병은 각자의 마음속에 자리 잡은 더러운 그것입니다. 무엇으로 치유될 수 있을까요? 역시 기도와 절제 생활입니다. 급한 일이면 뛰어야 하고 매달려야 합니다. 소방차나 엠블란스나 급하면 소리 내며 달려갑니다. 치유 받아야 할 것이 있으면 기다리지 말고, 뛰고 매달려야 해결됩니다. 위험이 우리에게 닥쳐왔을 때 느릿하게 행동할 수 없습니다. 오늘 급한 나병 환자는 뛰어 엎드려서 “주님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하고 청하니 “내가 하고자 하니 깨끗하게 되어라.” 하시니 깨끗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내적 정화를 위해서 서두르고 간절해야 합니다. 우리 몸과 마음에 너무나 더러운 것이 붙어 냄새나고, 더럽고, 보기 흉한 모습으로 사는 사람이 많이 있습니다.

권력에서 냄새나고, 돈에 더럽히고, 명예에 거짓이 덮여서 또 다른 권력의 힘으로 돈의 위력으로 감싸고 명예로 꾸미지만, 부정과 비리로 가득 찬 사람은 빨리 정화의 길을 달려가야 합니다. 이 병을 고치려면 서둘러 마음을 비우는 일에 열정을 다해야 합니다. 늦으면 나병이 지나쳐 코까지도 없어지고, 손목도 없이 하고 가까이하기에 힘든 모양을 지니게 됩니다.

더러운 것을 씻으려면 물이 있어야 하고 태양의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코로나가 없을 때 작년만 해도 감기·몸살이 심해서 겨울이면 모두 고생하였는데 올해 겨울과 봄에는 감기 환자가 없었다고 합니다. 이유는 몸을 더럽게 하고 손을 물로 씻지 않아서였습니다. 손을 비누로 30초 이상 어디서나 씻으니 감기 바이러스가 사라졌습니다, 좋은 공기를 마시고 태양의 빛을 쪼이면서 모두 혈색이 좋아졌습니다. 저는 하느님의 은총을 물과 빛으로 받아서 깨끗해진 삶을 살아 병들지 않고 건강하게 살아갑니다.

성당에 가야만 하느님 만나고 기도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느님은 순간순간 우리에게 생명을 주시고 사랑합니다. 물과 태양이 우리 삶 안에 늘 있듯이 하느님의 현존 안에 함께 있어야 합니다. 하느님은 나병 환자가 만났듯이 어디선가 만나게 됩니다. 이 진리를 급히 알아듣고 주님께 도움을 청하는 사람만이 주님의 손길에 깨끗하게 됩니다.

정화를 위해 물과 불이 있어야 하는 것같이 마음의 정화를 위해 우리 곁에 항상 주님의 현존이 필요합니다. 주님을 찾는 사람에게 주님은 언제나 거기 계십니다. 하느님은 그림으로, 말로, 어떤 현상으로 존재하는 분이 아니라 볼 수 있고, 만질 수 있고, 대화의 상대가 되어 주고, 함께 길을 걷고, 함께 음식을 먹고, 함께 복음을 전하는 진실하고 사랑이 넘치는 현상 안에 현존하십니다.

모두가 하느님을 만나고, 보고, 손잡고 진, 선, 미의 길로 나가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