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의 일치는 용서로 시작한다. <마태 18, 19ㄴ-22>

오늘 주님은 주님을 섬기는 공동체를 만들어 마음을 모아 기도하고, 필요한 것을 받고, 주님과 함께 사는 믿음의 공동체를 만들어나가는 데 가장 필요한 서로 용서하는 마음으로 진실하고 사랑 많은 공동체가 되도록 알려주십니다.

혼자 살고 함께하는 사람이 없으면 불평이나 불만도 없이 고요히 살아갑니다. 용서에 대하여 일혼 일곱 번까지도 용서하라는 말은 끝까지 용서하라는 말씀입니다. 이 말씀은 함께 살지 않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오늘 복음을 보니 함께하는 사람, 함께 기도하는 사람의 문제라는 생각이 떠오릅니다.

한 세례성사로 교회의 일원이 된 사람들끼리 이해관계 있는 일을 하나 되게 하려면 많은 갈등이 일어나는데 그 갈등은 용서 아니면 해결의 길이 없습니다.

백 년을 약속하고 함께하기 시작한 부부는 30년, 40년 사는 동안 몇 번 용서할 기회가 있었을까? 상담 온 부인이 가족관계에서 이루어지는 일에 대하여 장황하게 이런저런 일 관계를 설명하면 저는 분석을 해야 합니다. 가정생활을 하지 않는 사람으로서 문제를 다 가늠할 수 없지만, 서로 사랑하고 도우며 함께 사는 사람의 다름과 차이를 해결하는 길은 가난한 마음을 가지고 서로 끝까지 용서하며 사는 길밖에 없습니다. 아니 살아야 합니다. 백 번이고, 천 번이고, 만 번이라도 용서해야 합니다.

결혼 서약을 하고 한 공동체를 이루어 죽을 때까지 함께 기도하고, 일하고, 행복한 가정을 만들어나가겠다는 약속입니다.

수도자의 서원도 일생 한 공동체 안에서 순명하고, 청빈하고 깨끗하게 살아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고, 하느님을 찾는 사람들의 모범이 되고, 교회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하여 한 공동체로 모여 살고 있으니 똑같이 백 번, 천 번, 만 번 서로 용서하며 살아야 주님이 함께 있음을 증명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덮어놓고 용서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도 회두와 회개와 회심이 있는 사람의 죄를 용서하시듯이 용서를 청하지 않으면 용서가 불가능합니다. 이같이 가정에서도 “내가 잘못했어.” 할 때 죄를 용서받지 “나 잘못한 것 없다.” 하면 죄를 용서받을 수 없습니다. 얼마 전 인류 공동체 앞에서 교황님이 역사 안에서 천주교회가 잘못한 것을 전 인류 앞에 사죄하면서 용서를 구한 적이 있습니다.

오늘은 남쪽이 원한이 맺힌 6.25 전쟁의 상처를 씻고 남북이 평화로 나가기를 소망하는 평화의 기도 날입니다.

남쪽의 짝사랑으로 일치는 불가능합니다. 6.25를 우리 쪽에서 “내전이다.”라고 하면서 북쪽에 짝사랑하듯 평화를 소리치면 거짓 평화입니다. 같은 민족으로 우리끼리 해결하자고 하지만, 이미 6.25는 유엔의 개입과 국제적 사건이라 전쟁의 당사자가 전 세계 앞에 사죄하고, 지금도 핵으로 국제사회를 위협하지 말고, 핵을 포기하고 국제적 협력을 구하면 평화로운 관계 속에 나라와 나라의 번영과 평화가 이루어질 것입니다.

일흔 번 용서하라는 말씀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공동체의 문제입니다. 서로 용서를 청하고 용서받으며 아름다운 공동체를 이루도록 기도합니다. 많은 말보다 서로 용서하고 용서해주는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용서는 더러운 옷을 깨끗하게 빨아 새 옷처럼 입는 것과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