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의 길을 고르게 하라 <루카 1, 57-66. 80.>

경부 고속도로를 만든 다음 사방에 길을 만들어 자동차 길을 편하게 하고 고속전철을 만들어 기차 여행을 쉽게 하여 만나야 할 사람 편하고 쉽게 만나고, 가고 싶은 곳에서 볼일을 쉽게 보게 합니다. 오신다고 하시던 주님이 오시는데 쉽게 오시기 위해 구약의 엘리야처럼 주님 앞에 오셔서 준비한다고 했듯이 세례자 요한은 주님 앞에 오셨습니다. 주님의 길을 만들어 주님이 오시는데 장애가 없도록 하셨습니다.

그는 먼저 광야에서 준비하고 밖으로 나와서 정의를 부르짖고 가난한 마음으로 가난하게 살며 하느님의 사람으로 사시고, 정의를 증언하다 순교하셨습니다. 그분의 탄생을 경축하면서, 현대 교회가 주님의 복음을 전하는데 선구자 역할을 잘하는지 반성의 여지가 있습니다.

교회라 하면 믿는 사람들 각자의 입장이 있습니다. 가난하고, 비참하고, 고통에 시달리는 사람은 주님을 찾을 수 없습니다. 정의가 실아 있는 곳에, 사랑이 있는 곳에, 질서와 가야 할 길이 있는 곳에, 하느님을 사는 사람이 있는 곳에, 하느님을 찾아가고 하느님이 오실 수 있습니다.

세례자 요한의 이 모든 삶이 불의하고, 사랑이 없고, 하느님을 증거하지 못하고, 삶의 질서가 없었으면 오시는 주님을 증거해도 아무도 귀담아듣지 않았을 것입니다.

신약 성서는 세례자 요한의 탄생과 역사를 자세히 기록하면서 후대 사람에게 자기가 서 있는 곳에서 주님을 알리고, 전하고, 감사와 찬미의 삶을 살기 위해 세례자 요한과 같은 삶을 살아야 한다고 전해주고 있습니다.

역사 안에 많은 은수자, 수도회 창설자들이 하느님을 전하려고 목숨을 바치며 주님이 참 구세주이시고 하느님이신 것을 증언하였습니다.

오늘날에도 이런 증언자가 각 공동체 안에 살고 있어야 합니다. 믿는 이들이 자기 욕심만 차리고, 자기 하고 싶은 대로만 살고, 이 세상에 안착하여 세상의 가치만 따라 살면 하느님이 알려지지 않습니다. 상호 간에 그런 모습을 보이면 주님을 찾아가는데 어둠만 있게 됩니다. 거룩한 곳에 사람이 모이고, 아름다운 곳에 사람이 모이고, 진실과 사랑이 있는 곳에 사람이 모입니다.

우리가 세상의 가치와 같은 것을 보여주면 성당은 비고 찾아오는 사람이 없을 것입니다.

교회는 복 받으려고 오는 곳이 아니라, 하느님에게서 받은 복을 나누어주려고 오는 곳이라야 합니다.

옛날에 외국에서 구제품을 받아 교회가 가장 양심적이라 생각하고 교회를 통해 구제품 나누어줄 때 신자들이 많이 모여왔습니다. 제가 본당 신부 할 시기는 드물게 나왔습니다.

냉담자를 찾아가니 전에 신부는 이것저것 준다고 나오라고 하던데 지금 신부는 주는 것도 없고 나오라고만 한다고 하며 원망하는 소리만 듣고 힘이 들었던 생각이 납니다.

그러나 성당 마당에서 저녁 미사 때는 환등기와 영화 상영하면 성당 마당 가득히 모여들어 기도했습니다. 받으려고 하지 말고, 섬기고, 나누고, 친교를 위해 모여 하느님의 길을 준비하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