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모르면 침묵이 금이다. <마태 7, 1-5>

남을 판단하는 사람은 잘 몰라서 하는 경우와 알면서 시기 질투에서 나오는 경우, 교만과 폭력적 자세에서 나오는 경우입니다. 특별히 잘 모르는 일에 가짜 소식에 휘말려 군중심리로 이런저런 일을 사람에 빗댄 비난 섞인 판단은 최악입니다. 어떤 때는 자기 상식에 의한 판단도 자기모순을 드러낼 때가 있습니다.

왜 주님은 남을 판단하지 말라고 하셨을까요? 오늘 복음으로 보면 나도 잘못하면서 남을 판단하는 사람, 간음하다 들킨 여자를 돌로 죽이려고 할 때 “죄 없는 사람 돌로 치라” 하시니 한 사람도 남지 않고 떠나갔다고 합니다. 우리의 양심을 아름답게 하시려고 이런 말씀하셨습니다.

세상의 악이나 공동체의 악을 보면서 “내 탓이요” 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잘못된 현상은 인간의 보편적 약점이고 본능적 약점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형벌 위주의 법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벌보다도 변호인의 말에 마음을 쓰는 법관이면 세상은 더 아름답게 변화해 갑니다. 벌을 먼저 생각하는 법은 회개를 강조하시는 하느님의 뜻과는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한 손에는 시계, 한 손에는 온도계를 들고 사람을 판단하는 법관이 되어야 합니다. 벌을 면하고, 용서받고 더 좋은 삶을 살도록 인도하는 것은 바로 하느님의 판단입니다.

부모들은 자녀들의 잘못을 탓하기 전에 자기들의 교육이 잘못된 것을 깨닫고 자기 가슴을 칩니다.

어떤 학교에서 말썽부리고 공부도 하지 않는 아이 어머니를 소환해서 “당신 아들이 잘못하여 교실이 시끄러우니 부모님이 잘 타이르라”하는 소리를 듣고 집으로 아이와 함께 가면서 “선생님이 무슨 말씀 하셨나?” 물으니 “조금만 노력하면 공부도 잘하겠고 친구들과 잘 사귄다고 하셨어.” 하고 긍정적으로 말해 주었습니다.

반대로 “너 때문에 선생님께 욕먹고 창피당했다.” 하고 원망과 비난을 했다면 결과는 더 나쁘게 나왔을 것입니다. 그 아이는 나중에 이름 있는 의학 박사가 되었다는 말이 있습니다. 후에 어머니를 찾아 어머니에게 “만일 그때 저를 나쁘게 판단하고 책망했으면 이런 사람이 못되었을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어머니 덕이었습니다.”

한 공동체 안에서 “저런 놈은 못써, 틀렸어” 한다면 그 판단대로 될 것입니다. 조용히 불러 작은 소리로 “잘하면 더 좋은 사람으로 모두에게 사랑받는 사람이 될 것인데” 하고 긍정적 권고나 희망찬 이야기를 해주면 가정이나 수도회나 모두가 좋은 사람으로 가득 찰 것입니다.

전두환 대통령 때 “전대가리”라고 말하며 비꼬거나 욕하다가 체육관 대통령이지만 지금은 이 나라를 끌고 가니 “전두환 대통령”이라 불러 이 나라를 잘 다스리게 하자고 하여 그렇게 부르니 점점 나라를 잘 다스리고 위기의 한국을 구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서로 사랑하라는 새로운 계명은 변함없는 법이며 이 관점에서 세상을 보고 지나친 판단보다 용서와 긍정적 말이 서로 잘 사는 길이 될 것입니다. 하느님이 우리의 희망인 것같이 이웃도 희망이 되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