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앗처럼 심어진 믿음을 완성하는 성령 <요한 20, 19-23>

주님은 첫 설교 시간에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오니 회개하여라” 하시고 “물과 성령으로 세례를 받으라” 하시며 시작하신 하느님의 믿음을 오늘 성령이 오심으로 죽음을 각오한 믿음을 얻게 되었습니다. 성령이 오시지 않으면 구원의 나무에 꽃이 피어도 열매를 맺지 못했습니다. 우리는 나무의 꽃만 보고 돌아갑니다. 십자가 나무에 피어린 아름다운 꽃을 보고 뒤돌아 가면 결실 없는 믿음을 갖고 사는 사람과 같습니다.

주님은 제자들을 떠나시면서 강력하게 “성령을 받아라” 죽기보다 힘이 드는 용서의 능력을 주셨습니다. 자신이 성령을 충만히 받았나 받지 못했나 하는 기준은 얼마나 용서를 쉽게 잘하는가에 달려있습니다. 고백 성사는 어떤 죄도 용서하는 성령의 힘입니다. 우리는 은사에 관한 관심은 깊어도 은사의 본질은 오신 주님이 비록 십자가에 꽃을 피우고 돌아가셨지만, 우리의 참 구원자이시고 주님을 따라 살게 하시는 하느님의 영입니다.

“성령을 받아라” 이 강력한 힘의 원천은 오늘 직접 성령이 오셔서 제자들 위에 성령의 불을 피우고 모든 난관을 뚫고 나가는 힘입니다. 믿음은 바로 참삶으로 연결됩니다.

산다는 것은

첫째, 정신을 차리고 산다는 뜻입니다. 이 세상은 정신없이 사는 사람 즉, 세상의 요구에 응해서 따라 살고 하느님의 일에 무관심한 사람, 정신을 세상의 이익과 유익에 매여 사는 사람은 정신없이 사는 사람입니다. 이런 사람은 불의를 정의로 알고 따라 사는 사람이며 거짓을 참으로 알고 사는 사람입니다.

둘째, 늘 깨어 사는 사람입니다. 잠을 자는 사람은 현실에 일어나는 일을 가늠하지 못하고 꿈을 꾸는 사람처럼 헷갈립니다. 평화를 주님이 주셔도 그 평화가 무엇인지 알지 못하고 꿈속에 헤매는 사람입니다. 깨어 있는 사람은 꿈속에서도 바른길을 찾을 수 있습니다.

셋째, 눈에 보이고 무엇인지 알지만 어디에 필요한 것을 모르는 사람입니다. 며칠 전 저는 화순 수도원을 찾아보고 ‘이곳에서 우리가 할 일이 무엇일까?’ 곰곰 생각하다가 오늘 밤에야 그 길을 찾아 꿈속에서 찾은 길을 또 꿈속에서 화순 형제들에게 설명하다가 아침에 깨어도 현실적 문제로 남아 있습니다. 꽃을 구경만 하고, 향기만 맡고 끝나고, 시든 꽃을 보지만 꽃 그 자체가 우리의 생명에 필요한 보약이며 생명의 열매가 됩니다. 양귀비꽃은 보기도 좋지만, 약효가 대단합니다. 꽃을 피워서 보기에 좋게만 하지 말고, 꽃의 효능을 연구하여 그 넓은 땅에서 꽃을 재배하고, 지나가는 사람 찾아오는 사람을 위해 생명의 꽃향기와 마시는 차를 준비하면서 삶의 목적으로 삼으면 하는 내용입니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는 당사자와 하고자 합니다.>

이같이 주님의 십자가 나눔에 핀 꽃만 바라보고 사는 믿음의 삶이 아니라 십자가에서 빛나는 빛과 향기의 결실을 마시고 술에 취하지 말고 성령에 취하여 더 굳은 믿음을 가지고 살기를 기도합니다. 모두 성령의 은총으로 깨어 깨닫고 현실을 파악하고 하느님 나라의 올바른 길을 찾아 나가기를 기도합니다. 성령을 충만히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