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와 하느님의 뜻 <요한 15, 26-16, 4ㄱ>

오늘 복음에 “진리의 영이 오시면 나를 증언하신다.”고 하십니다. 제자들은 3년이나 주님을 보고 듣고 체험하였지만, 주님의 말씀이나 주님의 존재를 알지 못하고 성령이 오신 다음에야 알게 될 것이다. 하십니다. 우리도 학교에서 배운 것을 그 자리에서 다 알고 깨달은 것이 아니라 다음에 실질적 체험이나 적응하면서 더 깊이 알게 됩니다. 들었다고 다 진리고 자신이 보았다고 다 참된 것이 아니라, 경험을 계속하고 난 다음에야 알고 증언하게 됩니다.

우리의 믿음도 알고, 굳히고, 깨닫고, 확신하고 실천하게 됩니다.

오늘 주님이 알려주시고자 하는 진리는 예수그리스도가 사람으로 오셔서 당신은 참 하느님이시고 우리의 구세주이심입니다. 구약으로부터 내려온 계시와 역사 속에 신약에서 주님의 말씀과 업적을 중심으로 알려지고 증명하기 위해 진리의 영이신 성령의 오심을 기다린다는 말씀입니다. 사실 사도행전의 기록을 봐도 그렇고 우리도 배워서 아는 것만이 아니라 성령을 충만히 받은 다음에야 “참으로 그렇구나.” 인정하고 증언하게 됩니다.

신앙의 진리는 아는 것을 전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성령의 은사로 체험하고 깨달은 바를 전할 때 증명되고, 확신하고, 실천하게 됩니다.

하느님의 진리는 하느님의 뜻 안에 있어서 진리와 뜻은 같은 것입니다. “무엇을 할까? 하느님의 뜻이 무엇일까?”하고 망설이지만 하느님의 뜻은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다 알려지고, 성령을 통해 증명되고 깨우치게 된 것입니다. 한마디로 아버지가 원하시는 대로 사는 것이며, 하느님의 말씀 안에서 찾고 진, 선, 미의 근원이신 주님 안에서 찾아야 합니다.

누구나 이상을 찾으며 이상을 삶의 목표로 살아갑니다. 그런데 그 목표가 세상에만 국한되어 있으면 하느님의 뜻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진리입니다. 독재자는 “내 말이 진리다. 내 말에는 오류가 없다. 내 말을 따르라” 하지만, 그 말과 뜻 안에 이기적 교만이 가득하면 하느님 사랑의 법을 어기게 됩니다.

교황님의 무류지권을 공부하면서 “교황님의 말씀은 오류가 없다.” 하지만 절대적 의미가 아니고 교황 좌에 앉아서 선포할 때라고 합니다. 교황님도 사석에서 잘못 말할 수 있으며 교회의 역사 안에도 잘못 말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예전에는 교리의 절대성을 주장하다가 바티칸 2차 공의회 후 달라졌습니다.

기도문에도 “태양이 떠오른다.” 하지만 태양은 떠오르는 것이 아니라 지구가 태양을 찾아간다고 해야 합니다. 이같이 교회는 세상의 진리에 대하여 선포자가 아니라 성실한 응답자여야 합니다. 오늘도 우리는 희망이며,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주님을 알고, 깨닫고, 증언하는 삶을 살아가도록 기도합니다.

하느님의 뜻이 하늘에서와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