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생명은 여기가 아니라 저 너머 있다. <요한 6, 30-35>

온갖 능력으로도 사람의 귀한 생명을 오래 보존하지 못합니다. 다 먹으면 또 먹어야 하고 세상의 음식은 먹어도 결국은 죽습니다. 불로초는 세상에 없습니다. 권력으로도, 재력으로도, 명예로도 잠깐 구름이 지나가듯, 낙동강 물이 지나가듯 지나가서 땅속으로 불 속으로 사라지는 생명입니다. 요 며칠 전부터 뉴저지 우리 수도원에서 죽음의 소식이 들려와 한 사람의 수사님 장례 미사 드렸는데, 오늘 또 부제 한 사람이 코로나로 세상을 떠나 장례 미사 드렸습니다. 미국이란 살기 좋은 땅을 떠나 어디로 가셨을까?

미국보다 더 살기 좋은 곳, 에덴동산 같은 곳 아니, 더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곳은 코로나도 없고, 죄악도 없고, 악마의 유혹도 없고, 시기 질투 자만심 사기꾼도 없고, 억지로 자기 생각을 고집하는 사람도 없고, 다시 죽을 일도 없는 곳입니다.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머물러 있고, 필 것은 없고 받아들이고 포옹하는 삶이며, 부정도 없고 긍정뿐이며, 전쟁이 아니라 평화이며, 슬픔도 없고 기쁨뿐이며, 서로 어울려 서로 오순도순 모여 섬기고 나누고 친교를 맺으며, “호호호, 하하하” 하며 웃으며 내 것은 다 네 것이고 네 것은 다 내 것이라 하여 더 가질 필요 없고, 높이 올라간 사람 가장 낮은 자리에 있고, 가장 낮은 자리에 있는 사람 가장 높은 자리에 있게 되는 세상 주님만 바라보면 배부르고 참 생명을 누리게 되는 세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주님은 “내가 생명의 빵이다.” 주님만 있으면 만사가 좋은 것이며 지나가지 않고 찾아가지 않아도 되고 내가 있는 곳에 주님 계십니다. 부활하신 주님은 제자들 있는 곳 어디나 나타나시고, 함께 마시고, 먹고, 이야기하시고, 절망에 빠진 이들을 위로하고 용기를 주신 분입니다. 주님이 음식이 되어 먹으면 우리는 영원한 생명을 누리고 삽니다. 그 생명은 시간 공간을 넘어 저 지평선 너머 피안의 세계라 합니다.

세상에서도 주님을 위해 목숨을 바쳐도 모두 행복하게 그 시간을 맞이하고 자기를 죽이는 사람을 성 스테파노는 “주님, 이 죄를 저 사람들에게 돌리지 마십시오.” 이 말씀은 주님이 십자가상에서 돌아가시면서 “아버지 저들이 하는 바를 저들이 모르니 저들의 죄를 용서해주세요.” 하셨듯이 살아서 주님을 빵으로 먹는 사람은 죽음이 죽음이 아니라, 새로운 생명으로 옮아가는 것이라고 하신 말씀을 위령 미사 감사서문경에서 듣게 됩니다. 주님을 빵으로 먹고 산다는 것은 여기서 죽지 않고 산다는 말이 아니라, 우리를 사랑하는 하느님 앞에서 사는 영원한 생명을 가르치는 말씀입니다.

믿는 여러분 얼마나 행복하십니까? 전해 듣고 알았지만, 주님을 알고 믿으며 사랑하게 된 이 믿음의 삶을 감사와 찬미 드리며 살아있는 한 행복하게 살아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