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후 첫 미사는 엠마오로 가는 길에서 <루카 24, 13-35>

엠마오로 가는 길 위에서 일어난 사건은 주님이 길을 가던 제자들과 함께 지금 보는 형식은 아니라도 본질은 다 갖추고 있는 미사 전례입니다. 우선 사랑하는 주님을 십자가의 죽음으로 떠나보낸 제자들은 비탄에 빠져 비참한 처지에서 고향으로 돌아가던 길에서<주여, 저희를 불쌍히 여기소서> 만남이 시작합니다. 주님은 구약의 예언과 하느님의 말씀을 중심으로<말씀의 전례> 설명을 시작합니다. “그들의 마음이 뜨거워졌다.” 이제 스승을 알아보지 못했지만, 주님처럼 대접하려고 “저희와 함께 묵으십시오. 저녁때가 되어 가고 날도 저물었습니다.” <성찬의 전례 시작> 주님과 함께하고자 하는 마음입니다. 우리는 미사를 함께하면서 침식을 함께하는 공동체입니다. 서로 사랑하는 마음에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예수께서는 빵을 들고 찬미를 드리신 다음 그것을 떼어 그들에게 나누어 주셨다.” “그때 그들은 주님을 알아보았습니다.” 여기에 미사의 본질이 다 담겨있습니다.

잘 꾸며진 성전이나 질서 있는 전례를 통해서만 미사가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운동장에서 제단과 사제와 제구와 빵과 포도주 즉, 예물만 있으면 미사가 성립됩니다.

여기서 제안하고 싶은 마음이 일어났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미사 전례가 까다롭고 좁은 성당에서 미사를 드리려 하니 제한된 신자만 참례할 수밖에 없습니다. 어느 본당은 사제가 9대 미사를 드리는 복잡한 절차를 뒤로하고 성당 마당 주위, 학교 운동장, 주교님은 공설 운동장 빌려 많은 주교관 사제단이 미사를 드리면 열린 교회 안전한 교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보았습니다. 신자들 몇 달 동안 성체를 모시지 못한 것을 눈물로 호소합니다. 약한 사람 관면 주지 마시고 휠체어 타고 나오고, 아니면 봉성체라도 해주시면 어떨지. 이럴 때일수록 사제들의 수고가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평일 미사를 중지하지 마시고 소공동체 중심으로 이곳저곳 방문하여 가정 미사도 드리면 어떨지. 코로나 19 지침에 따라 조심하면서 전례 생활을 더 잘할 수 있으며, 신앙심도 깊어지고, 서로 친교가 이루어지리라 생각합니다. 나이 들고 병든 사람은 주님의 성체가 더 필요합니다. 성체는 바로 부활하신 주님을 몸에 모시고 주님을 증거하는 힘의 원천이 아닙니까?

저는 본당신부 때 전교는 성당 안에서의 전례가 아니라, 운동장에서 행사장에서 더 효과적으로 이루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서울에서 전교 잘되던 시절에 요한 바오로 교황님의 여의도에서 미사 전례로 더 많은 사람이 관심과 열정을 가지게 되었다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코로나 19 때문에 움츠린 교회가 아니라, 열린 교회를 보여주고 신자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서 친교가 이루어지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엠마오로 가던 제자들은 열린 공간에서 주님을 뵙고 실망으로 고향에 돌아가던 길에서 곧바로 일어나 예루살렘으로 돌아갔다는 말은 이런 고통스러운 처지에서 우리는 더 깊이 믿음을 증거하고 복음적 삶을 살도록 합니다.

주님 말씀의 전례와 성찬의 전례를 세상 끝까지 이행하라고 하심에 감사, 찬미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