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 나라는 하느님이 주관하는 나라 <루카 13, 18-21>

오늘 복음에 겨자씨의 비유는 교회 안의 안식과 안정을 말씀하시고, 누룩이 부풀어 변화와 적응이란 의미로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나 하느님 나라의 본질은 알려주시지 않았습니다. 하느님의 나라는 하느님이 현존하는 나라요 하느님의 뜻대로 이루어지는 곳입니다. 현실 속에 현존하는 나라입니다. 하느님은 이 나라가 하늘에서와같이 땅에서 이루어지도록 세상에 오셔서 온갖 연출을 다하셨습니다. 하느님 나라는 자유와 평화와 기쁨을 체험하며 사는 나라입니다.

하느님의 나라에 살고 증거하려는 사람은 마음 깊이 하느님의 나라가 현존하고 누리는 사람입니다. 각자의 마음속에 이미 양심을 통해 심겼고, 양심에 따라 선을 행하고 악을 피합니다.

“아버지의 나라가 임하시며” 하듯이 세상의 하느님 나라는 자유, 평화, 기쁨이 있는 곳입니다. 이에 적응하기 위해 자유를 위하여, 평화를 위하여, 기쁨을 위하여 나 자신을 봉헌하고 순간순간 찾아 얻은 하느님과 함께 살려고 기도와 일을 합니다.

하느님은 광활한 우주 밖에 계시지 않고 이 작은 지구 저편에서 보면 점하나 먼지 같은 존재이지만 겨자씨가 자라서 온갖 새들이 쉬고 안식을 취하듯이 우리도 그 안에 살고 있으며 임하신 하느님 나라에 참여합니다.

그런데 어제 이 고요한 마음에 요동치는 사건이 생겼습니다. 시리아 북방 “알바그다디”의<IS> 죽음을 보면서 그는 어떤 나라를 꿈꾸고 만들기 위해 죽음을 무릅쓰고 지구를 흔들어 많은 사람을 죽이고 자유, 평화, 기쁨과 반대되는 삶을 살았을까? 그의 비참한 죽음을 보고 우주의 점 하나인 지구를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 천주교 사제들이 광화문 앞에서 매주 월요일 평화 미사를 드리는데, 반대파의 방해와 요란한 광장의 현장을 보며 ‘나는 어디에 있어야 하는가?’

어느 것이 진실과 사랑의 현실인가? 혼란한 시간을 보내며 수도원의 아침 미사에 “주님! 우리에게 참 평화를 주세요.”하고 자비송을 외웁니다. ‘자유, 평화, 기쁨을 누리고 있다가 여기서 하느님의 나라를 이룩하는 것이 나의 의무인가? 아니면 밖으로 나가 광장에서 부르짖는 소리에 마음을 함께 하는 것인가?’ 광장 한편에서 “참 평화는 힘이 있어야 한다.”하고 소리 지르고 미사를 방해하는 소리, 한편에서는 “평화는 외세나 일본이나 미국의 힘으로가 아니고 우리 민족의 일치 통일”이라고 합니다. ‘나는 어느 편에 서서 대한민국을 만들어나가야 할까?’

하느님이 알려준 나라 자유, 평화, 기쁨이 있는 나라를 위해 하느님 뜻에 순종하고, 청빈하고, 정결한 삶을 통해 만들어나가야 할 수도자인 것을 깊이 인식하고 수도원에서 기도하고 일하는 삶을 살아야 하겠다고 생각하면서 내가 현존하는 곳에서 하느님의 나라가 이루어지도록 기도합니다. 현실을 깊이 보고 판단하는 대차대조표를 가늠하려면 깊은 기도의 삶을 통하지 않고는 불가능합니다.

촛불이나 태극기나 이기심 없이 서로 자기 생각을 나누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