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 말씀을 거절하는 사람 <루카 9, 1-6>

믿는 사람의 본질적 사명은 내가 듣고, 구원을 받고, 말씀을 따라 살고, 그 말씀에 생명을 다하며 사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 주위에는 받아들이는 사람, 거절하는 사람 등 여러 종류의 사람을 만나게 됩니다. 다행히 받아들이는 사람은 구원을 받고 형제가 되겠지만 거절하는 사람을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는 하느님께 맡기고 조용히 떠나는 것입니다. 억지로 끌고 갈 생각을 하지 말라고 하십니다. 발의 먼지까지 털어버리고 떠나라고 하십니다. 이는 당신과 나는 관계가 없다는 뜻입니다.

우리의 만남은 귀한 것입니다. 한번 맺은 인연은 쉽게 풀어서는 서로 힘이 들고 어려움을 겪습니다.

이런 만남은 전교나 복음 전파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관계에도 있으며 서로 받아들이고 사는 행복보다 서로 떨어져 불행을 겪는 일이 많이 있습니다.

두 남녀가 서로 사랑하겠다고 약속하고도 살다 보면 서로 거절하고 떠나는 일이 있습니다. 친한 친구도 사귀다 보면 떠나는 일이 있습니다. 정치적 이념이 같아도 당과 이념을 떠나서 사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이 모든 원인은 서로 깊은 통교의 마음이 없어서입니다. 사랑한다면 떠날 수 없지만, 사랑을 잃어버려 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 떠나 깊은 고통을 느끼기도 합니다.

일치가 생명이지만 일치를 위해 모든 것을 다 바쳐도 받아들이지 않으면 떠나는 것이 행복입니다. 예수님도 선택한 유다가 자기 이익을 탐하여 주님을 떠났을 때 여러 방법으로 뉘우치기를 기다리고 권고했지만 떠났으므로 하고 싶은 대로 버려두셨습니다. 이런 불행을 당하지 않으려면 진정한 대화가 필요합니다.

수도원에 입회하려면 오랜 시간 기도 모임에 참석하고 듣고, 보고, 느낌이 좋으면 입회하고 지원기, 청원기를 지나 수련을 받고 유기서원 기간을 지나도 수도 생활이 자기 마음에 들지 않으면 스스로 떠납니다. 또한, 적응이 안 되면 종신서원 해도 수도원을 떠납니다.

그런데 떠날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배워서 알고, 듣고, 보고 알지만 제대로 배우지 못하고, 어디나 계신 주님을 어디서나 만나지 못하는 사람은 불편한 일이 생기면 하느님을 떠납니다. 그런 사람은 “생명이신 주님을 떠나 우리가 어디로 가겠습니까?” 하신 베드로 사도처럼 주님을 떠나지 말아야 합니다.

이런 일은 교회가 잘못해서 일 수 있고, 교역자의 잘못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끊임없이 구원해야 하는 사람을 찾아 만나야 하겠습니다. 교회를 떠나는 사람에게 조금 더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고 다가서야 합니다.

많은 사람을 주님 곁으로 불러 모으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