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값을 하고 사는가? <마태 25, 14-30>

하느님은 각 사람에게 세상에서 할 수 있는 일, 해야 하는 일을 주시어 그대로 살아 있는 사람값을 하라고 명하셨습니다. 오늘 복음에 이어 최후 심판의 비유는 각자에게 맡겨진 것을 행하시는 하느님의 뜻과 일치합니다. 창조 시 사람을 당신의 모습대로 창조하시고 창조의 목적대로 다스리고, 번창하고, 완성해나가도록 하셨습니다. 저는 가끔 묵상 시간에 ‘나는 오늘 주님이 주신 새로운 날, 새로운 생명을 주님의 뜻대로 행하고 보람있게 살고 있는가?’ 반성하며 주님의 뜻에 일치하는 삶을 살도록 노력하지만 늘 불충한 종으로 남아 있습니다.

사람값이란? 삶의 보람이란 어떤 것일까? 어떻게 살다가 하느님 앞에 갈 것인가? 이는 이미 계시 된 하느님의 말씀과 아들 예수님을 통해 알려진 것을 이 땅에 이루어지도록 행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본질적 사명과 부수적 사명으로 나누어집니다. 본질적이란 인간 내면의 사명이고, 부수적이란 외면적 사명입니다.

주어진 대로 살아야 합니다. 남자로 태어났으면 남자로 살고 여자로 태어났으면 여자로 살아야 합니다. 사람으로 태어났으면 사람답게 살아야 합니다.

사람의 기본적 사명은 하느님이 각자의 마음 깊이 심어놓은 양심입니다. 매일 사람답게 살고 있는지는 자신의 양심 성찰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저는 하느님의 계시로 소개된 하느님을 알고, 믿고, 희망하고 살아야 하기에 하느님의 사람으로 살아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하느님이 무엇을 주시고 무엇으로 살라고 하시는지 알고 있습니다.

첫째 의무는 하느님처럼 자비, 완성, 사랑을 주어진 시간과 공간 안에서 실천하면서 그때그때를 살아야 합니다.

둘째, 하느님이 살라고 주신 각자의 생명을 유지 보호하면서 살아야 합니다

하느님 아니면 있지도 못하고 살아갈 수도 없기에 생명을 깨끗하고 아름답고 순수하게 보호하고 이끌어갈 사명이 각자에게 있습니다. 나는 오늘을 행복하게 살아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 외, 나는 한 가정의 아버지도 될 수 있었고 하느님 나라의 직접 일꾼으로 사제로 살 수도 있었지만, 나의 위대한 선택으로 수도사제로 신적 아버지가 되었으니 이차적 의무가 따라옵니다. 함께 살도록 이끌어 주신 하느님의 뜻에 따라 서로 섬기고, 서로 나누며, 서로 친교를 가지고 살아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기본 사명은 기도하고 일하라는 주님의 명령입니다. 이것을 소홀히 하는 수도사제는 10년, 20년, 50년 살아도 한 탈렌트를 땅에 묻은 사람입니다. 저는 이 사명에 힘 바치는 것에 마음 쓰지 않고 즉, 공로 의식에 마음 쓰지 않고, 하느님 사랑과 같은 사명을 진 사람과의 사랑에 마음을 쓰며 마지막을 장식하려 합니다.

오늘 여기서 주님의 충실한 일꾼으로 살아가도록 기도합니다. 이것으로 사람값을 하려 합니다. 각자가 처한 자리에서 자기 사명을 완수해 나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