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보다 높은 곳은 없다. <마르코 9, 30-37>

사람은 높이 오르고자 하지만 하늘보다 높이 오를 수 없으며 오르고자 하는 사람은 눈을 하늘로 향하여 시온 산, 거룩한 사람과 의인들이 거처하는 곳에 머물러야 합니다. 주님은 깊은 땅으로 들어가시려고 하는데 제자들은 더 높이 올라 위신을 떨치려고 싸우셨다고 합니다. 하느님의 산에 이르려면 더 낮은 자리로 내려가야 높이 오를 수 있다고 합니다. 높은 산에 올라 산 밑을 내려다보면 “왜 저런 곳에서 더 높이 오르려고 갖은 권모술수와 재간을 다 부려 오르려고 하는가?” 우리는 더 높은 곳 하느님의 산에 올라야 세상을 더 넓고 멀리 그리고, 더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올라야 할 산은 하늘에 계신 아버지 품입니다.

"저는 믿음을 포기해야 하겠습니다. 착하게 거룩하게 살려고 앞으로 나가는데 장애가 많이 있어 더 나갈 수 없습니다.” 교회 내에는 불협화음, 불평등, 차별, 갈등을 일으키는 일이 너무나 많아서 조용히 높은 산으로 올라가 휴식과 안정을 취하려고 하지만 더 높은 곳이 있으니, 하느님 계신 곳보다 높은 곳이 없습니다. 그곳에 오르려면 다른 법칙과 반대 방향입니다. 오늘 복음은 “첫째가 되려면 꼴찌가 돼라” 하시고 어른 되기보다 “어린이가 돼라” 낮은 자리에서 십자가의 죽임을 당하신 주님을 따라 살아야 한다고 하십니다.

요사이 인사이동 시기, 내용을 보면 수도원 안에 내 자리는 없습니다. 그러나 내 자리는 하느님 옆자리, 가장 귀중한 자리가 늘 비어 있습니다. 매일 인터폰 벨 소리만 귀를 기울입니다. “따르릉” 이는 하느님의 부르심입니다. “상담 손님이 왔습니다.” 그 소리가 나의 일입니다. 저는 하느님과 함께 하느님을 만나려고 급히 계단을 내려가 객실로 갑니다. 거기서 이루어지는 일은 신비입니다. 아무 생각 없이 어떤 말이 오갈 것인지 모르지만, 끝나고 나면 한마디 한마디 하느님의 소리를 듣게 되고 말하게 됩니다.

많은 이들이 많은 사정을 갖고 만납니다. 듣고, 배우고, 깊이 묵상하면서 “하느님! 저를 도우시어 바른말을 하게 하소서” 합니다. 오늘도 오전에 두 사람, 오후에 두 사람이 약속되어 있습니다. 천상의 일거리 마다할 이유가 없으며 이보다 귀한 일자리가 어디 있을까? 그 높은 곳 주님과 함께 일하는 시간 참으로 행복한 시간입니다. 가끔 카톡으로 오는 질문도 있지만, 그보다 직접 듣고 앉아 주님의 일을 주고받는 것만큼 잘 응답하지 못합니다.

오늘도 주님을 찾는 사람에게 주님의 뜻을 전하고, 마음의 평화와 기쁨을 느끼고, 행복하게 살기를 기도하면서 객실로 나갑니다.

8시 30분 출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