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은 빛으로 가야 한다. <마르코 6, 14-29>

어둠이나 죄의 노예가 된 사람, 인간의 온갖 욕망으로 정의와 의로움과 참된 삶을 떠나 사는 사람은 빛이 있는 곳으로 나가야 합니다. 아침을 기다리는 지구가 태양을 향해 몸을 돌려 새날 새 아침을 맞이하여 희망찬 하루가 시작되듯이 진, 선, 미의 근원이신 주님을 향해 나가야 할 사람들이 오히려 빛을 피하며 어둠을 따라가면서 더 큰 악을 만들어냅니다.

헤로디아는 큰 잘못으로 어둠의 삶을 살면서 빛을 받아 빛으로 가지 않고 극단적 악을 선택하여 의로운 세례자 요한의 목을 받아들고 승리자로 자처하지만, 그녀는 더 큰 어둠 속으로 자신을 몰고 갔습니다.

옛날 교리 시간에 죄가 죄를 더한다고 배웠는데, 그 의미는 죄를 지은 사람이 자기 죄를 합리화하거나 죄를 지적해주는 사람을 감사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원수로 알고 복수심을 가지면 더 큰 악이 생깁니다. 한 가지 부정이 또 다른 부정을 만들어 내고, 그 부정을 감당하지 못하면 자기 부정과 괴멸감에 빠지게 됩니다. 쓰레기를 쓰레기로 덮으면 쓰레기 덩어리가 되고, 냄새나고 악취가 세상을 진동합니다. 작은 잘못을 저질렀을 때 빨리 알아차려 수정해야 합니다.

죄를 지은 사람이 숨어서 반성하고, 자기 죄를 뉘우치고 고치려고 하면 살길이 열리지만, 고집을 부리고 어둠 속에 살면 죽음의 멸망을 맛보게 됩니다.

어떤 사람이 해로운 악을 저지르기에 “인제 그만하시고 바르게 살면 좋을 것인데” 하니 “아니요, 아직 시간이 있어 이 잘못을 더 하고 끝장을 봐야 합니다.” 예를 들면 “담배를 피우시면 건강에 해로우니 끊으시라” 하면 “해로운 것이니 빨리 피워 없애야 합니다.” 하지만 담배는 매년 더 많은 양을 생산합니다.

이같이 악의 재료는 끊임없이 우리 주위를 맴돌고 아무리 없애려 해도 없어지지 않습니다. 단호한 결심, 선을 향한 의지가 인간 내면에서 일어나야 합니다.

목적을 향해 가는 길이 잘못되었으면 바르게 목적지에 가도록 수정하듯이, 어둠에 싸인 삶이 참 빛으로 다가가서 어둠 속에서 빛을 보고 살도록 기도합니다. 악의 세력은 단호한 결단력이 있어야 제거되고, 선의 세상이 되돌아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