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는 사람의 행복 <루카 12, 35-40>

오늘 복음은 혼인 잔치에서 돌아오는 주인을 기다리는 종의 행복을 말씀하십니다. 어느 날 갑자기 닥칠 각자의 죽음을 기다리는 것도 말씀해주십니다. 죽음을 행복하게 기다리는 사람이 있을까요? 그러나 주님이 말씀하신 죽음의 본질을 깊이 깨닫고 사는 사람은 행복한 기다림이 됩니다. 우선 잔치에서 돌아온 주인은 기다리는 종에게 식탁에 앉게 하고 온갖 시중을 다 들어주신다고 합니다.

설날. 아이들, 어른들, 온 가족이 모여 가져온 선물 보따리를 풀고 나누며 즐기는 시간을 모두 기다렸습니다. 서로 복을 빌어주면서 축복의 말을 나누니 어찌 기다려지는 날이 아니겠는가?

그런데 오늘 아침 독서 기도나 찬미 기도가 위령기도라서 약간 마음이 들지 않았지만, 복음의 내용처럼 죽음의 시간을 행복하게 기다리는 사람과 시편 150편 “주님을 찬미하라, 우람한 그의 하늘에서, 주님이 하신 일 안에서, 찬미하는 소리 나팔 소리 우렁차게 주님을 찬미하라. 손뼉 치며, 춤추며 주님을 찬미하라” 이 시편이 내 마음을 편하게 하고 죽음을 기다리는 마음을 행복하게 합니다. 어느 날 십자가의 길을 하다가 14처에서 무덤에 묻혀 고요히 누워계신 주님을 묵상하다가 '아니다. 지금 주님은 천상에서 잔치 벌이고 아버지, 성령, 천사, 하늘의 모든 이들이 시편 150편을 그대로 옮겨놓을 것처럼, 돌아온 작은 아들을 환영하는 아버지처럼 기쁨과 행복의 잔치가 열리고, 모두가 춤추고 노래 부르며, 찬미 찬송의 시간이다. 내가 기다리는 죽음의 시간도 이와 같으니 기다리는 사람의 행복이 아니겠는가?' 육신은 벗어놓은 옷과 같습니다. 마치 목욕탕에 가서 옷장에 옷을 벗어놓고 몸은 열탕, 온탕, 사우나 등 시원한 마음으로 목욕하는 것과 같이 육신은 겉옷과 같습니다. 그래서 죽으면 서둘러 땅에 묻고 불에 태워 흙이나 재로 변화되는 것입니다.

그날을 기다리며 옷 단장하고 마음을 가다듬어 깨끗한 마음, 가난한 마음, 행복한 마음을 지니고 준비해야 합니다.

아침에 우리 아빠스님 나이 한 살 더 먹는다고 떡국 드시지 않는다고 하시기에 “이미 지구는 태양을 중심으로 돌아 새해가 왔습니다. 나는 더 먹고 싶으나 한 살밖에 주시지 않아 한 살만 먹고 행복한 기다림을 즐기려고 합니다.”

언제일지 모르지만 가까이 오는 그날을 행복한 마음으로 준비하고 기다리는 삶을 살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