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존엄성은 주님으로부터 <루카 2, 22-40>

신약 시대에는 구약과 같이 정결례를 행하지 않지만, 하느님을 찾는 그리스도 신자는 세례 성사로 하느님의 사람으로 그 존엄과 가치를 드러냅니다.

또한, 이 세상은 사람대접을 받고 자라는 사람과 사람대접을 받지 못하고 자라는 사람으로 사회적 조건이 구별됩니다. 사랑받고, 사랑하는 부모님 밑에 자라는 아이와 남의 손에 자라는 아이들의 차이는 후에 드러납니다. 학교나 유아 교육기관을 무시하는 말이 아니라, 부모님 밑에 자란 아이와 부모 없이 자란 아이는 성장 후 다른 양상을 띱니다. 주님의 어린 시절은 사랑하는 요셉과 마리아의 품 안에서 자라 30이 되어서 세상에 나오시어 왕성한 활동을 하시고, 마무리를 잘 지었습니다.

정결례나 세례성사나 하느님에게서 받은 선물을 하느님에게 돌려드리므로 하느님의 자녀로 살게 됩니다. 사람의 존엄성은 하느님이 아니시면 의미가 없으며 살다 죽는 짐승과 같으면 고귀한 존칭을 받을 수 없습니다. 혹시 인연이나 정 때문이라고 한다면 살아있을 때이지 죽으면 모든 것이 끊어집니다. 사람의 고귀함을 권력이나 재력이나 명예로 판가름한다면 그것도 잘못된 것입니다. 권력을 가지고 있어도 그 자리에서 나오면 처음만 같지 않습니다. 세상의 사회적 조건에서 생겨난 것은 조건에 따라 소명됩니다.

그러나 하느님이 주신 것은 영원한 것이고, 하느님과 연결된 것은 변함이 없으며 죽음 뒤에도 계속됩니다. 십자가의 길을 하다가 성모님이 아기 예수를 안고 있는 모자상과 13처에서 주님의 주검을 안고 계신 고난의 성모상을 비교하면서 시작과 끝이 어머니 품, 그리고 깊은 사랑. 우리의 운명도 성모님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주어진 은총이라 생각하니 감사와 찬미가 저절로 나오며 감탄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옛말에 사랑 중에 모성애만큼 큰 사랑이 없다고 했듯이 성모님의 사랑을 품에 간직하고 고난의 길을 걸어가야 하겠습니다. 우리는 급하면 “어머니!” 하고 부르고, 어머니와 함께 살아가야 합니다. 고향 나사렛으로 돌아간 주님은 자라면서 튼튼해지셨고, 지혜가 충만하고, 하느님의 총애를 받으셨다고 합니다. 건강, 지혜, 은총은 사람을 더 사람답게 합니다.

모두가 하느님 앞에서 건강하고, 지혜롭고, 은총 가득하게 살기를 기도합니다.

우리 아빠스님 내일 축일이 주일이어서 오늘 앞당겨 지냅니다. 축하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