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해와 오판 <루카 21, 12-19>

무지나 잘못 전달된 말이 오해를 사기도 하지만 이기심이나 질투, 시기심, 생각의 차이로 오해가 생기고 잘못 판단하여 벌을 주거나 무죄한 사람이 당하게 됩니다. 하늘과 땅의 창조자이신 주님을 따른다고 박해를 받고 죽음에 이르기까지 되는지 오늘 아침부터 특별 기도를 드리려고 일찍 성당에 가서 십자가의 길을 시작했습니다. 일 처에서 주님을 오랏줄로 묶여 세운 그림은 나를 뭉클하게 하였습니다. 다만, 인류를 사랑하시려고 오신 주님의 행적이 마음에 들지 않고 오해의 소지가 많아 죄인으로 몰리고 그 당시 가장 큰 형벌인 십자가형을 받으시는 모습에서 저는 속으로 “오해다. 오해다!” 하고 속으로 외쳤습니다. 세상의 오해로 죄인으로 판결받아 옥살이하는 이들을 생각하고 공동체 안에서 오해의 꼬리표를 달고 사는 이들이 오해에서 풀려나도록 간청하며 십자가 길의 기도를 봉헌하였습니다.

요사이 사법부의 스스로 탄핵이라는 이름으로 잘못 판결하는 판사나 이념이 맞지 않는 판사의 판결을 객관적 차원에서가 아니라 주관적 차원에서 공동위원들이 탄핵한다고 합니다. 사법권의 객관적 판단의 신뢰를 실추시키는 일이며 그로 인해 많은 무고한 사람이 잘못된 판결에 따라 불이익을 당하고 사법부의 정의가 무너지게 되었습니다. 법의 판결이 서울 다르고, 대구 다르고, 광주 다르다면 정의로운 판결이 아닙니다. 판사의 성향에 따라 판결한다면 객관성을 저버리고 잘못된 판결입니다. 주님은 이것 이상의 사정을 아시고 “부모, 형제, 친척, 친구까지 넘기고 죽이기까지 할 것이다.” 하십니다.

멀리 있는 사람이 아니라 가까이 있는 사람끼리 오해와 판결이 쉽게 따릅니다. 아끼고 사랑해야 할 사람들이 사랑을 잊고 자기주장, 자기 성향, 자기 생각에 희생되는 사람이 있다는 것입니다.

하느님이 사람을 사랑하시듯 서로 사랑해야 하는데 하느님을 믿고 하느님의 일을 한다고 하면서 하느님의 뜻과는 전혀 반대되는 말이나 행동을 함으로써 예수님이 무죄하시면서 십자가의 무거운 형을 선고받으셨습니다.

오해와 오판. 이는 서로 사랑해야 할 운명의 공동체 안에서 없어야 할 일입니다.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 나만 바라보지 말고, 너를 바라보고 내 눈높이를 너에게 맞춰나가는 가난한 마음을 가지고 살면 너의 운명은 나의 운명이 됩니다. 오해보다는 이해하는 삶을 살고, 남을 죄인으로 몰아 죽음에 이르게 하지 말고, 살리는 일을 하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당하는 사람의 입장은 주님이 십자가를 두 손으로 받아서 지고 길을 떠나신 것같이 온몸으로 받아드리며 “주님의 뜻이오니 주님의 뜻대로 이루어지소서.” 하며 감사하게 받아들이는 마음으로 주님의 제자가 되어 이곳에서 아니, 이 공동체에서 안에 밑거름이 되어야 세상이 참 복음을 받고 구원이 이루어집니다. “힘들고 무거운 짐을 지고 허덕이는 사람, 나에게로 오너라.” 하신 주님의 말씀에 따라 사는 것이 참된 삶이며 가벼운 짐을 지고 살아갈 것을 알게 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