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것을 드러내어라. <루카 12, 49-53>

병원에 가면 어디가 아픈지, 어떻게 아픈지를 알아내려고 현대적 검사 기계를 사용하여 알아내고 치료를 시작합니다. 주님께서 세상에 “불을 지르려고 왔다.” 하셨다고 방화범이 아니라, 그 깊은 의미는 바로 세상의 악과 고통을 드러내서 치유해주시려고 한 것입니다. 인간관계를 바로 잡으려면 사회적 불의와 거짓을 고발하고 수정해야 합니다. 죄를 드러내서 회개시키고 모두가 하느님 안에 일치시키려는 이유에서입니다.

또한, 평화를 주러 오시지 않았다는 말씀도 문제를 숨기거나 덮어두시려 하지 않으시고 갈라진 이유를 찾아내고 치유하러 오셨습니다.

어떤 사람은 좋은 것이 좋으니 시끄럽게 하지 말고 조용히 해결하자고 말하지만, 환부는 도려내고 잘라내야 병을 근본적으로 치유할 수 있습니다.

어떤 공동체든 바르게 성장하고 크게 성장하려면 약점을 감추려고 하지 말고 드러내어 경고하고 알려야 합니다. 암 환자가 암이 드러날까 두려워 병원에 가지 않고 혼자서 끙끙거리면 암은 점점 자라서 치료할 수 없는 상태까지 이르게 됩니다.

불은 본질적으로 감출 수 없어 드러나기 마련입니다. 너무나 황당한 일을 당하면 “내 속에 열불이 나서 참을 수 없다.”고 하소연합니다.

불이 일어나게 하여 분란을 조성하든지, 불로 모두 태워버려서 깨끗하게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두 가지는 모두 정화를 위해 필요합니다.

주님은 쓰레기 같은 세상에 불 지르고, 장애물을 큰 홍수로 정화해야 한다고 알고 계십니다. 성사는 물로 씻는 성사와 불로 씻어내는 성령의 성사가 있습니다. 믿는 사람을 물로 씻기고, 불로 정화해서 거룩함의 길로 인도하십니다.

어젯밤 한 상담자가 카카오톡으로 자신의 열불 나는 사정을 말하며 울음으로 하소연하기에 지진으로 쓰나미가 몰려오면 높은 산으로 피해야 살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 높은 산은 하느님의 시온 산이며 아버지 품 안입니다. 불을 지르러 오셨어도, 분열을 주러 오셨어도 우리가 살아날 길은 아버지께 자비를 구하며 달려가야 합니다. “주님! 그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아멘.” 기도하며 나도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참 평화를 얻고 정화되기 위해 권한을 가지고 계신 주님께 피해서 구원되기를 기도합니다. 진정한 피난처는 주님의 품 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