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낮으로 주님의 자비를 구하는 사람 <마태 13, 47-53>

며칠 전 유투브를 검색하다가 자유당 시절 정치 깡패 이정재가 사형장에 끌려가는 모습과 여러 나라의 사형시키는 장면을 보여주는 영상을 보면서 ‘사람은 무자비하다. 하느님은 자비와 용서로써 못 쓰는 것을 바로 쓰게 하시고 죄인을 구하시려고 십자가의 죽음까지 당하셨는데 사람들은 어찌하여 사회적 적폐라고 생각하고 제거하는가?’ 그런데 오늘 복음을 보니 하늘나라에도 물고기를 비유하여 좋은 것, 나쁜 것 가려서 나쁜 것을 던져 버린다는 내용을 보고 ‘하늘나라에 살 자격이 없는 사람은 제거하는구나. 그래서 지옥이 있구나’ 생각을 한참 했습니다. 기도시간에 참례하면서 시편에 “하느님은 흩어진 사람을 한곳에 모아 당신 품에 안겨주신다.”는 내용을 보고 하느님께 자비를 구하는 사람은 구함을 받는다는 생각을 하면서 묵상을 이어갔습니다.

세상에서 죄인은 법의 심판에 따라 벌을 받아야 합니다. 그러나 생명에 위협을 가하는 벌은 사람에게 권리가 없습니다. 하느님은 살인자 카인의 이마에 “이 사람을 죽이려는 사람은 벌을 받는다.”는 표를 주었습니다. 벌은 교정을 위한 방법이지 죄인을 제거하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혹시 오늘 복음을 보고 심판하시는 주님이 죽은 죄인을 지옥에 던져 버리는 무자비한 하느님으로 생각한다면 그런 생각을 버리셔야 합니다.

하늘나라는 죽어서 가는 곳이 아니라 지금 이 세상에 현존하는 하느님의 나라입니다. 자유 민주주의 나라에 억압과 독재자는 있을 수 없습니다. 즉, 비민주주의를 따르는 사람은 함께 살지 못합니다. 하느님 나라에서 하느님을 믿지 않고 하느님을 저주하는 사람은 함께 살 수 없습니다. 사랑이 넘치는 공동체 안에 사랑 없는 사람은 함께 살 수 없습니다. 이는 세상의 일을 말씀하신 일입니다. 살아있는 사람들에게 하시는 말씀입니다.

우리 수도원은 민주주의적 방법으로 이 공동체에 적합하지 않은 사람은 퇴원시킵니다. 그는 영영 수도원에 다시 들어와 살 수 없습니다. 가끔 공동체가 판단을 잘못할 수도 있지만, 스스로 탈 봉쇄하고 다른 길을 찾아 애쓰다가 길이 없으면 수도회는 적당한 벌을 주고 다시 수도 생활을 하도록 배려합니다. 하느님의 자비에 의해 살아가는 공동체이기 때문입니다.

묵상하다가 ‘우리나라는 이런 나라가 되었으면’하고 생각했습니다. 70년간 우파, 좌파가 갈려 각기 자기 갈 길을 찾아갔지만, 지금은 서로 분별력 있게 “우”의 좋은 점과 “좌”의 좋은 점을 선별하여 행복한 나라 평화와 번영이 있는 나라를 만드는 지도자 나오기를 기도합니다. “하늘나라의 제자가 된 모든 율법 학자”라는 율법 학자와 같이 하느님의 나라가 자유, 평화, 기쁨이 넘치는 나라인 것을 깊이 인식하고 받아들이는 사람을 주시기를 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