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과 대화 <요한 20, 11-18>

부활하신 주님은 여기저기서 마치 사람으로 오신 주님이 십자가에 돌아가시기 전과같이 만나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을 보면서 이상한 현상은 불쑥 나타나신 주님의 모습이나 서로 알아보고 대화를 시작하지만 “나를 붙들지 마라” 하시고 사라지셨습니다. 엠마오로 가는 길에 제자들과 이야기 하시며 빵을 떼시다가 사라지신 것, 문을 열지도 않고 들어오신 것이나 모두가 보는 가운데서 하늘로 올라가셨다는 것은 다시 살아나신 주님께서 영으로 현존하셨으며 우리도 지금 주님의 영과 사람과의 대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려주신 것입니다.

사람이 되신 주님은 혼자서 밤중이나 고요한 곳에 가셔서 기도하셨는데, 영이신 아버지를 옆에 모시고 이야기하듯 대화를 나누셨고 행동 하나하나 아버지의 뜻을 실천하셨습니다. 아버지와의 대화 속에서 아버지의 뜻을 찾고 이 땅에 이루어지도록 하셨습니다.

우리의 기도는 경문을 책 읽듯이 읽고, 말의 의미도 모르고 기도합니다. 우리 식의 대화가 아니라 깊이 생각하고 말하며 실천 가능한 대화라야 합니다. 김정은과 우리나라 대통령이나 미국 대통령이나 대화의 날을 정해놓고 핵 문제를 대화로 해결하려고 하면 각자 입장에서 진정성과 실효가 있는 대화가 되어야 합니다. 형식적이거나 관례에 따른 습관적 대화가 되지 않게 서로가 진실과 사랑이 깃든 대화라야 합니다.

영과의 대화는 허공이나 각자 앞에 허수아비가 아니라 실체가 있는 대화가 되도록 기도의 삶을 재정비하고, 깊이 생각하고, 묵상과 기도로 이루어질 때 관상의 단계로 들어가 찬미 감동이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대화가 되어야 합니다.

너와 나의 만남이 마음과 마음의 대화가 되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