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침묵의 시간 <마르코 16, 1-7>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주님은 어둡고 침침하고 소외된 동굴 무덤에 묻히시어 예루살렘에 깊은 침묵이 흐르는 듯 성당에 성체도 없고 아무 장식도 없이 고요함 그 자체입니다. 우리 수도원은 공동 기도 시간 외 아무것도 없습니다. 역시 우리도 깊은 침묵 속에 조용히 부활의 기쁨을 준비합니다.

침묵은 아무 생각 없이 멍청하게 지내는 것이 아니라 영적 활발한 움직임이 있어야 합니다. 주님이 남겨놓은 업적과 말씀을 하나하나 마음에 새기고, 그 깊은 의미를 음미하고, 깨닫고, 새로운 계획을 세우는 것입니다. “내가 세상에 아버지의 뜻을 전하고 실천하러 왔으니 너희도 복음 전파에 열정을 다하여라.” 부활의 은총을 충만히 받아 실천할 마음의 자세를 가지는 것입니다.

영의 휴식은 육체가 한가로이 휴식을 취하는 것이 아니라 육체를 떠나 영의 시간을 가지고 영이신 하느님과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는 것입니다. 업적을 보고 말씀을 들어도 깨닫지 못한 것을 깨닫고, 누구도 빼앗을 수 없는 진실과 사랑에 몰입해야 합니다. “왜 잠을 잘 수 없을까?” 깨어있는 시간에 나를 더 생각하고 “한 시간을 나와 같이 깨어있을 수 없느냐?”고 이르신 말씀을 실천하는 시간입니다. 주님의 고통은 나의 고통이며 나의 고통은 주님의 고통입니다. 그러니 고통은 은총이며 사랑의 메아리입니다. 어제 수난 예절 동안 나는 죽음의 고통을 느끼며 움직일 수 없고 십자가 경배도 못 하여 병자 석에 앉아 주님이 돌아가시는 시간 나의 죽음도 오는 것으로 생각하면서 전례를 마치고 겨우 방으로 들어가 삶과 죽음을 생각하면서 두 시간 깊은 침묵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주 찬미 받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