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을 잘 아는 사람 <마태 11, 25-27>

"하느님은 지혜롭다는 사람, 슬기롭다는 사람에게 감추어계신 분이시다." 말씀하시며 "철부지에게 드러내 보이신다." 하십니다. 높은 지식이나 과학적 증거로 하느님을 아는 것이 아니라 순수하고, 깨끗하고, 가난한 마음을 가진 사람만이 하느님을 알고 바로 전할 수 있다는 말씀입니다.

이런 말은 전체적 말은 아니지만, 우리 수도원을 보면 똑똑하다고 생각되던 사람은 대부분 수도원을 나가고 외국에서 철학, 신학을 공부하고 돌아온 사람 중에 많은 사람이 수도원 떠나고 저 같은 외국 유학을 못 한 사람이 남아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 “아버지께서 모든 것을 나에게 넘겨주셨다.”라는 말씀처럼 아버지의 영을 알려준 사람만이 아버지를 알게 전해줄 수 있습니다.

하느님을 알고 전하는 사람은 자기를 완전히 비운 사람입니다. 그릇에 쓸모없는 것, 보물도 아닌 것을 담아둔 사람은 새것이 들어갈 수 없습니다.

저는 아침 묵상을 하면서 내 오관에 십자가를 놓으며 "하느님의 눈으로 세상을 보게 하시고, 하느님의 귀로 듣게 하시고, 하느님의 입으로 말하게 하시고, 하느님의 생명으로 살게 하시고" 합니다. 그러고 나서 기도하고, 성경을 보고, 묵상합니다. 배운 것도 없고 아는 것도 없지만 저녁에 설독한 내용을 적어놓고, 잠자리에 들기 전에 다시 외우고, 기억이 없어지면 다시 보고 잠자리에 들어갑니다. 가끔 꿈속에서도 그 복음의 내용이 반복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저는 바보 같지만 집중력을 가지고 듣고, 말하려고 은총을 구하면서 살아갑니다. 휴가 중에도 주님 생각 없이 살지 못해서 노트북을 들고 주님 생각을 기록하고, 묵상하고 난 후에 보고, 듣고, 휴식을 취합니다.

"오늘도 하늘과 땅의 주인이신 아버지, 저에게 하느님을 알고 전하는 능력을 주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