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의 일을 방해하려는 사람 <마르코 12, 18-27>

자기 생각이나 원하는 바가 아니면 어떤 구실을 내세워서도 반대 의견으로 상대를 꺾으려고 합니다. 부활이 없다고 주장하는 사두가이들은 그럴듯한 설명을 붙여 자기주장을 하지만 결국 성경도 모르고 하느님의 힘도 모르는 그들에게 하느님은 죽은 이들의 하느님이 아니라 산 이들의 하느님입니다. 부활한 사람들은 장가도 시집도 가지 않습니다. 부활하신 주님은 살아서 맺은 인연 안에 갇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존재의 관계에서 자유스럽습니다.

주님은 부활하신 다음 어디에 거처하셨다는 말도 없고, 어디나 현존하시고, 승천하신 후 하늘에만 계시지 않고 어디서나 주님의 현존을 깨닫게 하십니다.

기도하는 사람 안에, 매일 미사 때 현실적으로 현존하십니다. 모습을 갖추어 계시지 않지만, 모든 모습 안에 계시고 현존의 모습은 참으로 평등합니다.

미사 중 자비의 하느님, 일치의 하느님, 생명의 하느님으로 현존하십니다.

살아 있으나 죽어 있으나 우리는 하느님의 현존 안에 살고 있다는 것을 믿는 마음이 부활의 신비를 사는 것입니다.

세상에 태어나기 전 어머니 뱃속에 10개월 살아 움직이는 삶이나 태어나서 세상에 사는 삶이나 모두가 부모님과 관계지어 사는 것과 같이 나의 존재는 하느님과 관계지어지지 않으면 살아서도 죽어서도 존재의 의미가 없습니다.

부활을 믿고 사는 사람은 여기서나 저기서나 하느님의 현존에 산다고 하니 병실에 있는 한 형제가 "아니요, 죽어서는 내가 싫어하는 사람이 없고 여기서는 싫어하는 사람이 있어 여기 사는 것은 고통입니다." 십자가 없는 삶을 살려고 하는 것은 부활의 삶을 살지 않겠다는 말입니다.

고통을 끌어안고 오늘 하루도 부활의 삶을 살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