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하여 이러십니까? <마태 수난 복음 26, 14-27, 66>

저는 그런 사랑 받기에 너무나 합당치 않은 미소한 존재인데 어찌하여 저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그 고난의 길을 가셨습니까? 시편 2편에 “어찌하여 민족들이 술렁거리며 겨레들이 헛일을 꾸미는가? ” 오늘 우리는 주님의 수난사를 들면서 옛일을 회상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 여기에서 일어나는 현실을 보게 됩니다.

어찌하여 주님의 일을 위해 살고자 하는 사람에게 주님을 사랑할수록 더 큰 고통을 주며 사람들은 수군거리며 비웃고 모략합니까? 호사다마란 말처럼 좋은 일에 악마적 움직임이 엿보입니다.

저는 느껴 봅니다. 90 년을 함께한 형제의 죽음 앞에 내일이면 저 깊은 땅속에 묻고 뒤로하여 다 돌아가는 모습을 보고, "이런 마감을 하려고 세상에 살게 하시고 이끌어 주셨습니까?" 그러나 주님은 이렇게 응답하십니다. "네가 영원히 살 시온 산은 여기가 아니라 저 너머 피안의 세상에 마련된 시편 2, 6에 “나의 거룩한 시온 산 위에 내가 나의 임금을 세웠노라.” 오늘 주님의 수난은 더 높은 곳에 변함없는 나라에 살게 하시려고 주님은 스스로 십자가의 고난을 받으시고 우리를 더 낮은 자리로 인도하십니다. 더 낮은 자리로 내려오라고 초대하십니다.

순심 학교 학생들 가르칠 때 어느 날 금요일 6교시가 있었는데 점심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오후 시간 지쳐서 수도원에 들어와 기진맥진하여 본당은 여기보다 낫겠다고 생각하고 장상에게 편지를 써 본당에 보내주지 않으면 수도원을 나가겠다는 글을 편지 함에 놓고 성당에서 기도했습니다. 십자가의 길을 하게 되었는데 9처에서 묵상하다가 고난의 극치에 이르신 주님을 보고 "주님, 가시는 길을 중단 마시고 계속 가십시오. 중단하시면 우리의 구원은 없습니다." 그런데 나를 보니 힘들다고 중단하려고 하는 모습을 보고 뉘우쳐 즉시 기도를 중단하고 편지함에 가서 편지를 도로 가지고 와서 찢어버렸습니다.

저는 아직도 머리를 쳐들고 살려고 합니다. 내 머리를 더 눌러주시어 땅속 더 깊은 곳으로 이끌어 주소서. 그래야 주님의 참 제자로 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