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과 과에 대한 지혜로움 <요한 10, 31-42>

“나는 아버지의 분부에 따라 너희에게 좋은 일을 많이 보여 주었다. 그중에 어떤 일로 나에게 돌을 던지려 하느냐?” 그들은 “하느님을 모독하였기 때문에”라고 대답합니다. 유대인들의 눈에는 주님이 좋은 일을 하였지만, 하느님을 모독했다고 합니다. 나중에 증언되어 진실이 드러났지만, 그 사실도 믿지 않으려 하고 지금까지 인정하지 않습니다. 십자가에 매달려 돌아가신 분이 다시 살아난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누가 무슨 일을 하든지 그 일에는 공과 과가 있습니다. 어제 저는 수도원에 10명의 의정부 교구 화정 성당의 레지오 단원들의 상담을 듣다가 안 해도 되는 일을 했습니다. 그들에게 하느님을 더 분명히 기도와 전례를 통해 인식시키려고 자청해서 한 시간 반 신앙 강의를 하였습니다. 물론 강사료는 받지 않았습니다. 만일 모든 사람이 수도원을 찾아와서 같은 대접을 하면 경제적 손실이 있지만 그래도 해야 할 것 같았습니다. 앞으로 예비 신자들이 단체로 수도원을 방문하면 예비 신자들에게 하느님의 현존이 기도와 전례 안에서, 생활 안에서 분명히 현존하시고 눈으로 보듯이 귀로 듣듯이 하느님을 체험하는 시간을 가지면 어떠냐고 문간 수사님에게 의논하였습니다. 그러나 여기에 반드시 반론을 내세울 사람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하느님의 사람입니다. 하느님의 일을 하라고 부르셨고 죽기까지 해야 할 일입니다. 하느님의 일을 하는 사람은 “나 때문에 박해를 받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사실 교회는 초창기에 로마로부터 300년 그리스도교가 들어가는 곳마다 박해를 받고 한국 교회도 순교지의 역사로 시작합니다.

개인도 다른 이의 눈에 거슬리고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공보다는 과에 대한 비난과 박해를 받게 됩니다. "당신이 먼데 그런 일을 하느냐?" "건방지다." "분수를 모른다." 지나친 친절을 아부나 이익을 탐해서 하는 일로 여기고 오해와 박해를 받게 됩니다. 이런 경우도 용기와 힘을 주는 이들의 믿음과 사랑으로 극복하도록 기도합니다.